아르헨티나 대통령, 미국 벌처펀드에 앙금…"위기 조장"

편집부 / 2015-04-20 23:12:44
기술적 디폴트 이어 검사 의문사 파문 원인으로 지목


아르헨티나 대통령, 미국 벌처펀드에 앙금…"위기 조장"

기술적 디폴트 이어 검사 의문사 파문 원인으로 지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미국 벌처펀드(Vulture fund)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죽은 동물의 시체를 뜯어먹는 독수리(vulture)'에서 유래한 벌처펀드는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의 채권이나 국채를 낮은 가격에 사들이고 나서 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더 많은 돈을 받아내는 헤지펀드를 말한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사회적 위기의 배후로 미국 벌처펀드를 지목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1990년대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의 공동조사를 위한 아르헨티나-이란 합의를 방해하는 계획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 29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1994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8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다.

두 사건 모두 이란이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를 이용해 실행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르헨티나와 이란 정부는 2013년 폭탄테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조사에 합의했으나 이행되지는 못했고, 실제 조사는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에 의해 진행됐다.

니스만 검사는 헤즈볼라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 당국자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이어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엑토르 티메르만 외교장관 등이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석유를 확보하려고 이란 당국자들에 대한 수배령 철회를 시도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니스만은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지난 1월18일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가 지난해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자 "아르헨티나는 금융테러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벌처펀드를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천억 달러의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고, 이후 2005년과 2010년 협상에서 채권단 대부분과 채무 조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의 2개 헤지펀드는 소송을 냈고, 결국 채무액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미국 판사가 미국 헤지펀드에 빚을 갚지 않으면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 변제도 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아르헨티나는 기술적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