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등 잇단 원전사고 '악몽'…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누적발전 3조㎾h '이정표'…수치로 본 국내 원전 37년
화석연료 수입 대체비용 219조원…국가 경제 발전 '한몫'
日 등 잇단 원전사고 '악몽'…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국내 원자력발전(원전) 산업이 20일 누적 발전량 3조㎾h를 돌파하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1978년 4월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37년만에 달성한 3조㎾h 누적발전 '기록'은 원전 산업 자체는 물론 경제·환경적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울 원전 전경>
◇ 누적 발전 3조㎾h…서울 전체가 65년 간 사용할 전력량
3조㎾h 전기는 서울시 전체가 65년(2013년 소비량 456억㎾h 기준) 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6.3년, 세계 전체로는 1.7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KTX 기준으로는 서울-부산 구간을 1억1천500만차례 왕복할 수 있는 분량이다.
2014년 말 기준 국내에서 운영중인 원전은 모두 23기로, 우리나라는 발전설비용량(2만716㎾h) 기준 세계 5위 원전 보유국이다.
1987년부터 기술자립 계획에 따라 한빛 3, 4호기 건설사업부터 완전한 사업자 주도방식으로 전환해 원전건설 기술자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2년 5월 차세대신형경수로(APR1400) 개발에 성공했다.
2000년 11월 1조㎾h, 2008년 5월 2조㎾h의 누적 발전량을 달성한 데 이어 이번에 3조㎾h를 넘어섰다.
<고리 원전 전경>
◇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
원전은 그동안 국가 전반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전력 수급에 안정을 기하고 낮은 요금으로 산업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전력생산의 30%를 담당하는 원전의 전력시장 정산단가는 실제 석탄의 66%, LNG의 25%, 풍력의 24%, 태양광의 8%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력요금은 1982년 이후 소비자물가가 271% 상승하는 동안 49% 오르는데 그쳤고 특히 산업용 전력요금은 평균 요금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의 상업용 전력요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중 11위, 주택용은 7위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설명했다.
원전 발전량 3조㎾h를 일시에 화력발전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대체 전력비용은 445조원에 이르고 화석연료 수입 대체비용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1% 수준인 21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성 1호기 전경>
3조㎾h 전력량을 2013년 화력발전 비율(석탄:LNG:석유 = 6:3:1)로 대체해 발전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는 약 20억t에 이른다. 이는 2011년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 6억t의 3배가 넘는 수치이다.
또한 금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거래제 가격을 적용하면 약 20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
국내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은 108.4억t(1850~2008년)으로 세계 19위이고, 2011년 배출량은 약 7억톤으로 세계 8위, 화석연료 연소 기준으로는 약 5.9억t으로 세계 7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6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발표한 발전원별 이산화탄소 등가배출량 비교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은 다른 전원 대비 최저 수준으로, 석탄 발전의 1% 수준이라고 한수원은 전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전경>
◇ 대기 오염물질 배출도 억제
원전 발전을 석탄이나 LNG로 대체할 경우 화력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이산화황, 질산화물, 분진 등 대기오염 물질이 퍼져 환경과 인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석탄 발전은 최근 심각한 건강 피해의 원인으로 대두하고 있는 초미세먼지의 주요 구성 성분인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황(SO2), 매연과 먼지, 인체에 유해한 수은과 비소 등도 다량 배출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1년 공개한 91개국 1천100개 도시의 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200만명 이상 도시 거주자들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의 미세먼지에 노출돼 있는데, 석탄 화력발전이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이같은 유해 물질을 최소화해 깨끗한 공기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악몽'…'극복 과제'로 남아
원전은 흔히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불린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에서 보듯 한번 사고가 나면 인간이 예측하기 어려운 치명적 영향을 예측하기 힘든 시간 동안 미칠 수 있다.
또 원전 시설 인근 주민들의 끊이지 않는 '암 발병' 논란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원전이 전력 공급 분야에서 많은 도움을 주지만 이면에 숨겨진 부작용과 후유증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원전의 이로움와 위험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부작용과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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