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반부패 전쟁…"마피아와 싸우는 것 같다"

편집부 / 2015-04-16 17:29:47
수천억弗 외부원조에도 부패만연으로 발전 더뎌

아프간 반부패 전쟁…"마피아와 싸우는 것 같다"

수천억弗 외부원조에도 부패만연으로 발전 더뎌



(카불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대학교수의 임시 사무실.

저격수가 감시하고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는 것이 마치 전장의 참호 같다. 이곳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전례없는 반부패 운동을 벌이는 '전진기지'다.

이마에 돋보기 안경을 올려 걸친 하미둘라 파루키(62)는 "나는 비싸지 않은 도요타 자동차를 몰며 생활하던 사람"이라고 AFP에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부패행위를 조사하는 일은 부패와 관련된 위험한 조직을 조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마치 마피아, 경제 마피아와 싸우는 것같다"고 토로했다.

아프간에서도 부패문제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수십년에 걸쳐 전쟁을 거치고 나서 국가재건 과제에 직면한 이 나라가 맞닥뜨린가장 큰 난제임에 틀림없다.

지난 10년간 수천억 달러의 외부 원조를 받았음에도 아프간의 발전이 더딘 것은 거의 모든 공공기관에 부패가 침투했기 때문이다.

부패 때문에 국고사정은 더 악화하고 소외된 주민들은 반군인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기울어져 치안불안은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 교육을 받은 세계은행 관리 출신인 가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집권한 이후 부패행위를 엄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12개 군수물자 회사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고 대형 금융 사기사건 조사를 재개했다. 또 서부 헤라트 지방의 관리 거의 전부를 부패 또는 무능력을 이유로 해임했다.

파루키는 가니 대통령이 반부패 운동을 벌이기 위해 엄선한 인물이다. 그는 카불 대학의 경제학 교수로 지난해 가니 후보의 대통령 선거운동에 동참했다.

가니 선거운동에 동참했던 인물 중 가장 유명했던 인사는 아프간 군부에 연간 10억 달러 어치의 연료를 공급하는 업자였다. 그는 전임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로부터 수임했다.

반부패 전쟁의 선봉장 파루키는 그 연료공급 계약이 '아주 교묘한 사기꾼'들과 맺어졌기에 가니 정부 들어 계약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파루키 교수는 "그 계약서를 보면 다 정상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파고들면 변칙적이고 사기라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파루키는 한눈에 봐도 번쩍 뜨이는 부패행위를 발견했다. 4개 업체가 제출한 계약 금액이 정확히 소수점 이하 자리까지 일치했던 것이다.

파루키는 "그게 가능하긴 하다. 업자들이 결탁했거나 응찰액수가 정부 내부로부터 흘러나갔다면…"이라고 덧붙였다.

응찰 당일 아프간 국영 석유회사(ANP)는 교통경찰이 자기 회사의 경쟁자들과 공모해 자신들이 응찰하지 못하도록 차를 세워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마흐무드 카데리 ANP 사장은 "그날 경찰관이 우리 차량 번호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우리 차 앞뒤에 경찰차량을 세워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며 "정해진 시각에 20분 늦게 도착해 결국 응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루키는 "이것은 치사한 수법"이라는 카데리 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니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가니 대통령은 13년간 통치했던 전임 카르자이 대통령이 말로만 부패척결을 외쳤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불시 감사로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방식을 동원하는 한편 부패관리를 정기적으로 솎아내기도 한다.

물론 가니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강요에 의해 부패척결에 방해받고 부패 연루 실력자들을 적극적으로 추적하지도 않는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부패운동 활동가 시마 마니는 아프간 최대 은행인 카불은행을 파산시킨 9억 달러 사기 사건과 관련, "카불은행 건을 재조사한다는 것은 아주 좋다. 하지만 주동자 중 누구를 감옥에 보냈나? 또 횡령한 돈을 토해내도록 했나? 아니다!"라며 분개했다.

또한 '나라 도둑놈들: 부패가 세계 안전을 위협하는 원인'의 저자 사라 차예스는 가니 대통령의 반부패 운동이 오히려 부패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부패에 찌든 아프간 사람들이 탈레반 선전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인터뷰와 연구조사 결과 등을 싣고 있다.

차예스는 "가니 대통령은 부패라는 '암'에 만연된 정부를 끌고 나갈 수 없다"며 "그는 단지 과거 10년간에 걸쳐 정교하게 통합된 범죄조직과 일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평가도 있다. 한 관리는 아프간에서 몇년 만에 처음으로 반부패를 주창하는 지도자가 나타났다며 이것만으로도 아프간에서 '상전벽해'가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가니는 부패일소에 수십년은 아니더라도 몇년은 걸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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