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는 분 왜 흔드나"…반기문 종친회 '펄쩍'

편집부 / 2015-04-16 14:36:45
"성 전 회장, 반 총장 고향 방문 때도 온 적 없어"
△ 성묘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음성=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2013년 8월 25일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을 방문, 아버지 묘소에서 성묘를 하고 있다. 2013.8.25 nsh@yna.co.kr

"가만히 있는 분 왜 흔드나"…반기문 종친회 '펄쩍'

"성 전 회장, 반 총장 고향 방문 때도 온 적 없어"



(청주·서산 = 연합뉴스) 심규석 유의주 기자 = "세계적인 지도자로 열심히 일하는 분을 정치판에서 왜 자꾸 흔드는지 모르겠구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차기 돕다가 이완구 총리에 밉보여 검찰 표적 수사를 받게 됐다는 취지의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지역 주민들은 반 총장이 그동안 4차례 고향인 음성이나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를 방문했을 때 성 전 회장이 동행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성 전 회장이 '반기문 대망론'을 주창할만큼 반 총장과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성 전 회장 파문에 반 총장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받아들였다.

음성의 반 총장 종친회인 '광주반씨 장절공 종중'의 반선환 국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렴하신 분을 왜 (진흙탕에) 끌어들이느냐"고 대뜸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출마의 뜻이 없는 반 총장의 '대망론'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이나 성 전 회장과 이완구 총리의 갈등 관계가 반 총장과 연관지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반 총장의 한 친척도 "반 총장은 대권 도전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상 일을 잘 꾸려나가시는 분을 성가시게 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번 파문에 반 총장 이름이 거명되는데 못마땅하다는 반응이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이후 고향인 음성과 충주를 4차례 방문했다. 그의 고향 방문을 수행했던 음성군 관계자들은 반 총장 고향 방문 때 성 전 회장이 온 적이 없다고 기억했다.

반 총장이 가장 최근 음성과 충주를 찾았던 2013년 8월 25일에도 마찬가지다.

이필용(새누리당) 음성군수는 "반 총장이 고향을 방문할때마다 안내했지만 성 전 회장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반 총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정치인들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반 총장의 동생이 경남기업에 근무한 경력 때문에 성 전 회장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거론되는 것 같다"며 "충북이 배출한 세계적 지도자인 반 총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거론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도 당국도 반 총장이 음성이나 충주를 방문 때 초청자 명단에 성 전 회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물론 성 전 회장이 충북을 방문했던 적은 있다.박덕흠 국회의원이 새누리당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선출된 2013년 6월 같은 당 충남도당 위원장 자격으로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충북에는 지금까지 1∼2번 방문한 게 전부일 정도로 충북 출신 정치인과의 교류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사적인 자리는 물론 충북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도 성 전 회장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성 전 회장이 운영했다는 충청포럼도 대부분 충남·대전 인사들로 채워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 전 회장이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든 '충청포럼'이란 단체를 통해 서울 등지에서 주로 반총장 부각 활동을 전개한것으로 알려진 만큼 충북 등 지역에서는 그의 활동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충남과 대전 정가에서는 '반 총장과 친분이 있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긴 이완구 총리가 사정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성 전회장의 주장에 대해 '다소 무리한 생각'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을 정치적으로 '동급'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 총리와 가까운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총리는 과거부터 성 회장의 로비 등을 잘 알고 '화약고'라며 경계해 왔으며 실제로 성 회장과 마음을 내놓고 지내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정당 대전시당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는 지역에서 경찰청장과 도지사 및 국회의원등을 거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성 전 회장은 기업인으로만 좀 알려져있고, 국회의원도 최근에 한번하다 낙마해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이 주장하는 소위 '이 총리 기획 사정설'에 대해서는 지역에 따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성 전 회장의 고향인 서산의 한 주민은 "같은 충청권 출신인 이 총리가 좀 도와줬으면 성 전 회장이 이렇게 사지로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성 전회장의 '구명'에 나서지 않은데 대해 불만과 섭섭함을 느낀 점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반기문 지원에 따른 보복'으로까지 연결되면서 불똥이 공연히 반 총장에게까지 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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