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철거 항의차 방화'…노점상연합회 간부 입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강남역 주변 노점 철거에 반대해 온 민주노점상전국연합회 간부 등이 인도에 놓인 목재벤치 등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입건됐다.
강남구는 불법 노점상 진입을 막겠다며 강남대로옆 인도에 벤치와 돌화단을 설치했고, 입건된 노점상들은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심야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것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민주노점상전국연합회 서강지회 간부 김모(4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연합회 회원 2명 등 노점상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1월12일 오전 2시 40분께 강남대로 롯데시네마앞 노상에 설치된 목재벤치 및 화단 4개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 쓴 이들은 미리 준비한 인화물질을 벤치와 화단 등에 뿌린 뒤 불을 붙였고, 놀란 시민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적인 증거가 마땅치 않아 자칫 미제로 남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3개월간 주변 CCTV를 분석하고 탐문수사를 벌인 결과 노점상들이 범행 1시간 전 인근 호프집에서 범행을 모의하는 모습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붙잡힌 5명은 강남역 인근이 아니라 서초 방면에서 노점상으로 활동하던 이들로 밝혀졌다.
김씨는 "(강남구의 노점 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동료로서 저희에게도 언제든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술을 마시고 나온 우발적 행동이지,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벌인 범행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항의의 표시는 합법적인 집회 등을 통해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심야에 오토바이를 타고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 쓴 상태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행동은 딱히 명분을 내세울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꾸준히 노점상 단속을 실시해 온 강남구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대로 주변 노점상을 대대적으로 철거했고, 이 과정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회 등과 산발적인 충돌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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