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펜에서 다시 태어나는 세월호 희생학생·교사의 삶
경기도교육청 단원고대책특별위원회, 연말까지 약전 발간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소설가 유시춘 등 작가 60여명이 세월호 희생 학생과 교사들의 생전 모습을 담아 낸 약전(略傳)을 발간한다.
15일 경기도교육청 안산교육회복지원단에 따르면 도교육청 단원고대책특별위원회 약전발간 TF 회의는 오는 연말 출간을 목표로 희생 학생과 교사 261명의 약전발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약전에는 유족과 주변인 인터뷰를 통해 희생자의 생전 삶과 꿈 등 간략한 전기가 담긴다. 추모사나 추모시와 같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글도 함께 모을 예정이다.
현재 사업참여를 희망한 작가 60여명이 인터뷰를 진행 중이며, 동화·청소년소설 여성작가가 대거 참여했다.
약전은 소설, 편지글, 희극 등 다양한 형태로 쓰여 학생과 교사 개개인의 삶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게 된다.
분량은 학생의 경우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40매, 교사는 80매로 총 12권의 책을 묶어 낼 계획이다.
희생자 한 명 한 명에 대한 간략한 전기인 약전 발간사업은 소설가 유시춘(66·여)씨가 세월호 사고 직후 경기도교육청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단원고대책특별위원회 약전발간 TF 회의 위원장을 맡은 유씨는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꿈나무들이 죽었다. 사건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국가의 무능에 가슴이 저리고 기성세대로서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4년간 교단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 기성세대로 속죄하는 의미에서 짧은 삶을 기록해줘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고 사업을 제안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소설가이자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이사장으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누나이다.
단원고대책특별위원회 약전발간 TF 회의는 최근 약전사업을 알리기 위해 2학년 2반 양온유 양 등 희생학생 5명의 전기를 소개한 견본 책자 '짧은 그리고 영원한'을 펴내 유가족들에게 배포했다.
261명에 대한 약전 완성본은 오는 12월 말까지 제작해, 내년 초 열릴 단원고 2학년 희생 학생들의 명예졸업식 때 헌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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