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네소타대 독도 동아리 KID 김현우 회장
"日 유학생도 독도 역사 설명하면 한국 땅임을 인정하죠"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인 일본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제국주의 정신을 이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동아시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됩니다. 자라나는 세대가 올바른 역사 교육을 받지 않는다면 그들은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이 뭔지도 모르고 오히려 한국이 억지 주장을 편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에 재학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의 독도 지키기 동아리 'KID'(Korea's Island Dokdo)의 김현우(24) 회장은 일본이 최근 벌이는 독도 도발과 역사 왜곡에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도 차분한 대응을 주장한다.
김 회장은 15일 "우리 대학에 유학하는 일본 학생들에게 독도가 누구 땅이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일본 땅 아니냐. 어려서부터 그렇게 배웠다'고 대답하지만 우리가 그것은 왜곡된 역사이고 이러이러해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진실을 알려주면 대부분 '그렇구나!'라고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처럼 일본인도 자국이 저지른 역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갚아나가려는 태도를 보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역사를 배우고 반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경영대 4학년에 재학하는 김 회장은 군 전역 후 2013년 봄 학기부터 KID 활동에 뛰어들어 사업 진행 담당과 행정부장을 거쳤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이메일 일문일답.
-- 최근 일본의 독도 도발과 역사 왜곡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한국 정부의 입장은 항상 분명했다. 독도는 왈가왈부할 필요 없는 명백한 우리 땅이기 때문에 일본의 도발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정부의 태도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문제의 열쇠는 국가 간의 외교력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미국 국토보안부의 지도와 구글 지도 등 중요한 웹사이트에서 '독도'(DOKDO) 표기가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로 바뀌었다. 정황상 급속도로 좋아진 일본과 미국의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맞춰 독도에 대한 일본의 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재미동포를 비롯한 전 세계 700만 재외동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일제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됐다. 19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대한인국민회를 조직했고 산하 단체로 북미지방총회, 하와이지방총회, 멕시코지방회, 시베리아지방총회, 만주지방총회 등을 세워 항일 의식을 고취하고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이때 회원은 모두 1천150명에 달했다. 현재 세계에는 700만 명의 재외동포가 살아가고 있다. 독도는 일본에 대한 한국의 자존심이다. 독도는 우리 조상이 목숨 걸고 지켜낸 우리나라 영토이다. 대한민국의 핏줄을 이은 사람이라면 절대 독도 문제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먼저 독도에 관한 올바른 사실을 습득하고서 잘못된 지식을 지닌 외국인들에게 정확히 사실을 전달해줘야 한다. 대신 독도가 우리나라 땅임을 강요하지 않고 그들이 객관적인 정보만을 갖고 판단할 수 있게 유도해야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각국의 시민권을 소지한 동포들은 훨씬 더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거주 국가에서 독도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
-- 올해 활동 계획을 말해 달라.
▲ 우리는 지금까지 미네소타대 학생과 교수진을 대상으로 독도의 가치, 역사, 아름다움, 세계 평화에 미치는 역할 등을 소개해왔다. 이제는 교내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미국에서 대학생들이 뜻을 모아 독도 수호 활동을 함께하는 큰 목표를 세웠다. 다음 학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 캠퍼스 내 일본 유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본 적이 있나.
▲ 없다. 미네소타대 대부분 학생은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학교 내에 일본인도 있고, 학교에서도 정치적인 색깔을 띤 행사나 동아리 활동을 꺼리기 때문에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독도의 가치와 아름다움 등으로 우회해 친근하게 외국인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 유학생과 재미동포 학생들이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 우리는 대학 내 재미동포 학생들로 이뤄진 'KSA'라는 동아리와 함께 설과 독도의 날(10월 25일) 이벤트를 개최하며 독도와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외국 학생들에게 접근할 때는 편하고 친근하게 독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국의 일이 아니므로 공격적이거나 정치색이 강한 태도는 외국인을 불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음 학기에 대학 내 동아시아 연구도서관과 합동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이렇게 학교에서 역사 및 문화 관련 전공 부서와 함께 이벤트를 펼친다면 다른 학생들에게 훨씬 설득력 있고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인사회나 다른 커뮤니티와의 연대 활동 계획은 없는가.
▲ 미국 내 독도 및 동해 관련 단체와 오는 10월 업무협력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다. 미네소타 한인회와도 활발히 연계하고 있고, 다른 주의 한인회와도 소통하고 있다. 현재는 여름방학 때 추진할 계획안을 짜고 있는데 독도의 날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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