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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 숙인채 출근하는 홍준표 경남지사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에서 '홍준표 1억'이라 고 적힌 것과 관련,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3일 오전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홍 지사는 "검찰 수사 받을 일이 있으면 받겠다"고 밝히고 "(검찰에) 불려갈 일이 있으면 불려가야죠."라고 말했다. 2015.4.13 choi21@yna.co.kr |
<고침> '모래시계 검사' 출신 홍준표 최대 위기 봉착
'모래시계 검사' 출신 홍준표 최대 위기 봉착
'성완종 리스트' 첫 소환 대상 거론…수사 결과 주목
(창원=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모래시계 검사'로 명성을 날리고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까지 지낸 홍준표(60) 경남지사가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측근을 통해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리스트'에 거론된 8명 가운데 가장 먼저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본인은 금품 수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평소 '여자와 돈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해왔고 부패 정치인을 단죄한 검사 이미지가 강하게 투영돼 있는 홍 지사이기에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복잡해 보인다.
홍준표 지사는 어릴 적 혹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상급 학교에 진학,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생활을 하다가 정계 입문 후 권력의 핵심에까지 다가간 입지전적 인물.
1954년 12월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변 농촌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을 이기고 고려대 법대에 진학했고, 4수 끝에 사시에 합격(연수원 14기)해 검사의 길을 걸어왔다.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 일약 스타 검사로 부상했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끌면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검찰 조직 내에서 '통제 불능'으로 낙인찍히면서 2년 반 동안 한직을 전전하다 결국 옷을 벗고 말았다. 모래시계 검사 명성에 힘입어 김영삼 정권 시절인 1996년 15대 총선에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시절에는 '대여(對與)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데 이어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 잇따라 출마해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당내에서는 줄곧 비주류였다. 17대 때 '반값 아파트법', '이중국적자 병역기피 봉쇄법' 등을 주도해 친서민 이미지를 강화하기도 했다.
2010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된 데 이어 2011년 7월 당내 경선을 거쳐 대표최고위원의 자리에 올라 권력 핵심부에 진입하는 등 한 때 승승장구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5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최구식 전 의원 비서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에 휘말리면서 대표직을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해 오뚝이처럼 부활했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정을 이끌면서 각계의 거센 반대를 무릎쓰고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은 정치권에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라는 문제를 다시 화두로 끌어내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이 '불통 도지사'로 비난하고 '대권 프로젝트'라고 공격한 반면, 보수층에선 그를 주목하는 효과도 있어 여권내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돼 왔다.
경남도지사에 재직하면서 대권 꿈을 키워온 홍 지사는 공개 석상에서 "지금까지 돈과 여자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홍준표가 여기까지 왔다"라고 자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지면서 다시 시험대에 서게됐다. 특히 2011년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 때 측근을 통해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정치적으로 최대위기에 봉착하게 된 셈이다.
홍 지사는 14일에도 페이스북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돈 수수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그러면서 홍지사는 "난 친이도 아니고 친박도 아닌데…"라며 "내가 왜 연루됐는지 아직 이유를 모르겠다"며 복잡한 심경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말대로 돈으로부터부터 자유로웠는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인지 여부는 조만간 홍 지사의 친정인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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