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야오방 26주기 앞두고 뉴욕서 추모식(종합)
"시진핑 통치이념은 신극단주의" 비판도
(홍콩·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조성대 기자 = 정치개혁을 주장하다 권좌에서 밀려난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 26주년을 4일 앞둔 11일 뉴욕에서 그를 추모하는 세미나가 열렸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후야오방·자오쯔양(趙紫陽) 재단'이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미국에서 활동중인 중국의 반체제· 민주 인사 30여명 참석해 그의 사상을 재조명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통치 이념을 신극단주의라고 비판했다고 VOA는 전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방문학자인 장보수(張博樹) 정치학과 교수는 "후 전 총서기는 당내 온건파이면서도 민주화 개혁 요구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면서 "현재 중국의 사상계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신극단주의 통치 이념 등장으로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헌정학자인 장아이메이(張艾枚) 박사는 "중국 공산당의 잔혹한 권력 투쟁 역사 속에서도 후 전 총서기, 자오 전 공산당 총서기 등 개명 인사들의 사상이 빛났다"고 평가했다.
재미 인권 변호사 예닝(葉寧)은 "베이징 정가에서 '신황족 내각'이 세력을 떨치고 있다"면서 그들의 사상과 계급의 기초를 분석했다.
한편, 후 전 총서기의 아들 후더핑(胡德平)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은 이날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오는 11월 20일 후 전 총서기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감사하다면서도 그보다는 그에 대한 재평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더핑은 이어 작년 당국에 후 전 총서기 문집 출간과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 신청을 했으나 아직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후더핑의 동생 후더화(胡德華) 전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 연구원도 최근 홍콩 명보(明報)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추모 행사를 거행하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지만, 추모 행사가 후 전 총서기가 정치적 잘못을 범했다는 당국의 평가를 바로잡는 것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후더화는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숙청됐다가 1980년 당국에 의해 재평가돼 명예를 회복한 사례를 예를 들어 재평가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신문망은 지난 1월 후야오방 탄생 100주년이 마오쩌둥의 당 장악 계기가 된 쭌의(遵義)회의 80주년, 개국공신 천윈(陳雲) 탄생 110주년,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등과 함께 '2015년 기억해야 할 4대 기념일'이라고 보도해 그에 대한 공식복권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중국 개혁개방의 선구자 그룹의 핵심구성원인 후야오방은 지난 1987년 공산권 몰락 위기 속에서 발생한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축출됐고, 1989년 4월 15일 그가 사망하면서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 그를 사실상 복권했지만 아직 공산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복권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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