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직접 지어 먹인다 (거창=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13일 경남 거창군 웅양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안에 솥 등 조리시설을 갖춰 놓고 자녀들에게 먹일 점심을 직접 만들고 있다. 2015.4.13 shchi@yna.co.kr |
거창 웅양초 학부모도 학교에 솥단지 내걸었다
거창급식연대 하루 '학부모 급식의 날' 운영…상당수 학교 동참
(거창=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13일 거창군 웅양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안에 솥단지를 걸고 직접 밥을 지어 자녀를 먹였다.
학부모회 소속 어머니 10여 명은 비가 내리자 급식소 옆 비 가림 시설 아래 솥단지 2개 등 조리시설을 갖추고 카레밥을 만들었다.
감자와 오이, 호박, 콩나물 등 음식 재료는 집에 있는 것을 가져왔고 필요한 금액은 십시일반 모았다.
이날 유치원생 14명과 초등학생 47명 그리고 공동급식하는 웅양중학교 학생 30명이 요리한 카레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과 섞어 먹었다.
학부모회는 애초 운동장 옆 그늘에서 점심을 먹기로 계획했지만, 비가 내리고 추워 급식소를 빌렸다.
임순란(40·여) 학부모회장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제공하는 무상급식을 되돌려받고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려고 솥단지 급식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상급식의 올바른 표현은 의무급식이다"며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군대에서 밥을 주듯 의무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밥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고춘남(44·여) 씨는 "시골 학교는 부모들이 아침 일찍 농사일을 나가기 때문에 자녀 도시락을 챙겨주기 어렵고 급식비가 많은 부담이 돼 무상급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항의표시로 '의무교육에 의무급식이 답이다', '무상급식은 공짜 밥이 아닙니다. 국가의 기본 의무입니다' 등 내용의 글을 적은 피켓을 학교 급식소 창틀에 걸어놓고 있다.
학부모들이 직접 점심을 요리한 것은 최근 결성한 '학교급식 지키기 거창급식연대'에서 이날 하루를 학부모 급식의 날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창 위천초등학교는 비빔밥, 떡볶이, 김밥, 샌드위치 등 학년별로 다른 메뉴를 정해 학부모들이 미리 준비한 재료로 학생과 교사들이 만들어 먹었다.
혜성여자중학교도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교실 앞에 미리 준비해 둔 나물 등을 비벼 교실에서 먹는 등 상당수 학교 학부모들이 동참했다.
지난 1일에는 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안에서 직접 밥을 해 학생들을 먹였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