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 "러' 승전기념 군사퍼레이드 참관 안 해"
"무명용사 묘에 헌화만"…방러 계획 비판에 타협책 내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다음달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밀로슈 제만 체코 대통령이 결국 타협책을 택했다.
10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당초 서방 국가 정상들 가운데는 드물게 승전 기념행사 참석 강행 의사를 밝혔던 제만 대통령은 이후 그의 결정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모스크바는 방문하되 군사퍼레이드는 참관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만 대통령 대변인 이이르쥐 오브차첵은 이날 "대통령이 다음달 8~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다만 붉은광장의 군사퍼레이드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브차첵은 "군사 페레이드 행사 시간에 제만 대통령은 현지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브체첵은 "이같은 결정은 제만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내린 것으로 최근 며칠 동안 제기됐던 대통령의 방러 계획에 대한 비판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만 대통령이 자신의 방러 계획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이 거세지자 타협책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만은 앞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를 방문해서는 안된다는 반대파의 지적에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 불참은 체코슬로바키아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친 15만 명 소련군인들을 모욕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방러 강행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체코 주재 미국 대사가 "모스크바 전승 기념행사 참석은 어색한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자 미국 대사의 대통령궁 출입을 금지시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다수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다음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대전 승전 기념행사 불참 계획을 발표했지만 제만 대통령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참석 강행 의사를 밝혔다.
전쟁 당사자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역시 타협책으로 9일 승전 기념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이튿날인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무명용사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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