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프랑스, '르완다 학살' 기밀 다 공개해야"
(키갈리 AFP=연합뉴스) 르완다 정부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가 1994년 르완다 대학살과 관련한 기밀문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남김없이 다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스턴 부싱예 르완다 법무장관은 이날 AFP에 프랑스 기밀문서가 르완다 사태의 풀리지 않은 의혹들을 재조명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부싱예 장관은 학살 기간을 포함한 1990~1995년 프랑스와 르완다 간 관계는 단단히 비밀에 부쳐진 영역이었다며 "아마도 당시 진행 상황이 결국 낱낱이 드러나고 아직 규명되지 않은 많은 어둡고 애매한 의문을 해명해줄 것이다. 단 한 가지 바람은 모든 걸 공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르완다는 프랑스가 대학살 과정에 간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비난해왔다.
프랑스는 전날 대통령궁에 보관한 르완다 사태에 관한 기밀문서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비밀해제되는 문서는 프랑스 외교관과 군사고문단의 전문, 장관급 회의나 국방협의의 회의록 등을 포함하며, 연구자와 르완다 학살 희생자 단체 등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통령궁은 설명했다.
프랑스는 최소 80만명의 희생자를 낸 르완다 대학살의 "공범이자 주역"이라는 비판을 줄곧 부인하며, 프랑스군이 그때 민간인 보호에만 애를 썼다고 주장해왔다.
르완다와 프랑스는 대학살을 둘러싼 책임 공방으로 2006~2009년 외교관계가 완전히 끊기기도 했다.
벨기에의 옛 식민지로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르완다와 프랑스는 1994년 르완다 대학살 사건 이래 오랜 기간 긴장상태가 계속됐다.
르완다의 다수족인 후투족은 지난 1994년 4월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격추돼 숨지자 종족 갈등을 빚어온 소수민족 투치족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학살에 나섰다.
불과 100여 일 만에 투치족 80만 명과 온건파 후투족 수만 명이 희생됐으며 이 학살극은 폴 카가메 현 대통령이 이끄는 투치족 반군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끝났다.
카가메 대통령과 르완다 정부는 이후 대학살 당시 후투족 정부와 가장 가까운 나라였던 프랑스군이 후투족을 훈련하고 학살 기간 무기를 지원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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