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 1990년대 폭탄테러 문건 차례로 공개
'검사 의문사' 논란 가라앉을지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 정부가 1990년대에 발생한 두 건의 폭탄테러 사건에 관한 문건을 공개했다.
9일(현지시간) EFE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발행된 관보를 통해 1992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사건에 관한 문건을 비밀 분류에서 해제했다.
이번 문건 공개 결정은 폭탄테러 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연방대법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1994년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에 관한 문건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29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AMIA 건물 폭탄테러에서는 8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다. AMIA 사건은 중남미 지역 최악의 테러사건으로 일컬어진다.
두 사건 모두 이란이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를 이용해 실행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실제로 용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의 문건 공개 결정에 따라 폭탄테러 사건에 관한 진상이 규명되고 이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2004년부터 이 사건을 조사해온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는 헤즈볼라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 당국자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이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엑토르 티메르만 외교장관 등이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해 석유를 확보하려고 이란 당국자들에 대한 수배령 철회를 시도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니스만은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지난 1월18일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니스만의 사망 원인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사법 당국은 반항한 흔적이 없고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머리에 총격이 가해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 등을 들어 사실상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니스만의 전처이자 현직 판사인 산드라 아로요 살가도는 자체 시행한 법의학 테스트에서 타살 가능성을 암시하는 증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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