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실종신고서 사망확인까지…긴박했던 7시간26분(종합2보)

편집부 / 2015-04-09 21:08:28
휴대전화 추적해 평창동 북한산 일대 집중수색…1천400여명·헬기 투입
기지국 추적도 무용지물…등산로 부변서 수색견 '나로'가 발견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성완종 실종신고서 사망확인까지…긴박했던 7시간26분(종합2보)

휴대전화 추적해 평창동 북한산 일대 집중수색…1천400여명·헬기 투입

기지국 추적도 무용지물…등산로 부변서 수색견 '나로'가 발견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이대희 설승은 기자 = 자원외교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영장실질심사 당일인 9일 아침잠적, 실종 신고된 지 7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최초 접수된 시각은 이날 오전 8시6분이었다.

오전 7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성 전 회장 자택에 도착한 운전기사가 성 전 회장이 나오지 않자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문안 차 자택을 찾은 성 전 회장 아들도 6분 뒤 재차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전 8시40분께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종로구 평창동과 북한산 형제봉 능선에서 잡힌 사실을 단서로 삼아 평창동과 부암동, 형제봉, 비봉 일대에 대한 전방위 수색에 나섰다.

성 전 회장은 평소 북한산에 자주 등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경찰이 투입한 인원과 장비는 관할 종로경찰서 직원 전원을 비롯해 방범순찰대, 기동대, 타격대, 경찰특공대 등 1천400여명과 헬리콥터 2대, 경찰견 5마리에 이르는 대규모였다. 인근에 주둔한 군부대 병력까지 동원됐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성 전 회장은 오전 5시 11분 검은색 패딩 점퍼와 바지 차림으로 자택 인근의 한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택에서 호텔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이므로 집을 나선 시각은 오전 5시께로 추정된다.

성 전 회장은 '장례는 간소하게 치르고 어머니 묘소에 묻어 달라'는 등의 내용으로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탑승 후 22분이 지난 오전 5시 33분에는 형제봉 입구 북악매표소를 걸어 지나는 성 전 회장의 모습이 마을버스 CCTV에서 발견됐다. 이 영상은 성 전 회장이 발견되기 직전인 오후 3시20분에야 그의 비서관을 통해 입수된 것이다.

CCTV 장면이 조기에 충분히 확보됐다면 성 전 회장의 예상 위치 범위를 좁히기가 한결 수월했을 수도 있지만, 경찰이 평창동 일대 수색에 주로 의존한 단서는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였다.

기지국 신호는 주파수 세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로 성 전 회장이 이동했기 때문에 기지국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정지 상태에서 기지국만 변동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는 검안 등으로 대략적인 사망 시점이 추정돼야 판단할 수 있다.

위치추적 결과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는 오전 9시 15분 평창파출소에서 서울예고 방향으로, 오전 9시43분 북악터널에서 형제봉 능선 방향으로 바뀌는 등 평창동 일대에서 계속 포착됐다.

오전 11시 3분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평창동 금강아파트에서 정토사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감지됐으나 그의 행방은 계속 오리무중이었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의 사진이 담긴 전단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헬기까지 띄워 수색을 계속하는 한편, 기지국 신호가 잡혔던 정토사 인근과 빌라촌을 중심으로 평창동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시간은 계속 흘렀지만 정작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잡히는 지점 일대 CCTV에서는 성 전 회장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아 경찰의 애를 태웠다.

그가 가지고 나간 휴대전화는 두 대였는데 한대는 기지국이 고정됐으나 다른 한대는 평창동 안에서 오락가락했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가 다른 사람에게 있다', '휴대전화를 버리고 도주했다', '평창동 지인 집에 숨었다' 등 각종 설이 나돌았다.

수색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야산 골프장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 같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걸 봤다"는 등 여러 제보가 들어왔지만 허사였다.

결국 그는 최초 신고 접수 이후 7시간26분 만인 이날 오후 3시32분 나무에 목을 맨 주검으로 발견됐다. 형제봉 입구 북악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200m가량 떨어진 지점으로부터 산속으로 30m를 더 들어간 곳에서였다.

각종 수사기법을 활용한 대대적인 수색이 전개됐음에도 정작 형제봉 등산로 인근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성 전 회장의 시신을 찾은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의 증거채취견 '나로'였다.

경찰은 유족으로부터 성 전 회장이 쓰던 베개와 전날 입은 옷가지를 받아 경찰견들에게 냄새를 맡게 한 뒤 그가 평소 자주 다녔다는 형제봉 등산로를 집중 수색했다. 정규 등산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지점을 전문적으로 훈련된 채취견이 찾아낸 것이다.

발견됐을 당시 성 전 회장의 모습은 위아래 모두 검은 옷차림으로, 집을 나설 당시 그대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위치를 추적한 휴대전화 한 대는 시신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나머지 한 대는 윗옷 주머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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