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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구호식량 하역작업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북한 남포항에서 러시아로 부터 도착한 원조 식량이 크레인으로 하역되고 있다. bulls@yna.co.kr A crane loads off the Russian food aid to North Korea at Nampho port Tuesday, Dec. 23, 2014 in Nampho city, North Korea. (AP Photo/Jon Chol Jin) |
북한, 구호활동가 잇단 추방…"인도적 지원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이 최근 국제 구호 활동가를 잇달아 추방하면서 대북 구호활동에 경고등이 켜졌다.
북한은 지난 17년간 대북 지원 활동을 해온 미국인 산드라 서씨에 대해 북한을 모략하는 선전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추방했다.
서씨는 1998년부터 북한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하면서 '은밀한 방법'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제작·연출해 북한을 모략하는 데 이용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말에도 독일 구호단체 세계기아원조의 레지나 파인트 지부장을 추방했다.
세계기아원조는 작년 말 평양 근무를 시작한 그가 그동안 추방될 만한 잘못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단체 대변인은 "북한 당국의 조치가 주민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구호단체의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과 독일 관계 전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확한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조치가 최근 북한의 정치·경제적인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근래 추방 사례가 점점 잦아지는 것 같다"며 "사실 북한 안에서 활동하는 지원 단체에는 북한 당국이 체제 붕괴를 노렸다고 몰아갈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내부 분위기 단속이나 서방의 관심을 끌고 싶을 때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 북한과 미국, 유럽연합(EU)간 갈등이 심화하는 국제 정세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또 구조적으로 북한이 단순 지원에서 개발협력사업에 관심을 두는 현상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인도적 지원에서 개발사업 지원 중심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구호단체의 활동 폭이 지속적으로 좁아져왔다"며 "인도적 지원 활동에 대한 검열이 심해지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대북협력단체 팀장도 "북한 당국이 지원 규모나 분배 모니터링과 관련해 불만을 품었을 수 있고, 단체가 속한 국가와의 관계를 문제 삼았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조치로 국제사회 대북 지원사업이 즉각적으로 위축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독일 정부와 세계기아원조도 북한의 조치를 비판하면서 "단체의 대북 지원 활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북협력단체 팀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보통 추방되면 다른 사람이 들어가거나 시간이 흘러 해당 활동가가 다시 들어간다"며 "구호 활동 자체가 쉽게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하지만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의 노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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