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73명 사상자 낸 산성도로 수준 경사여서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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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경도로 노선 평면도 (청주=연합뉴스) 청주시가 추진 중인 월오∼가덕간 변경도로 노선 평면도. 시는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려고 이 구간의 선형을 변경했다. 이 때문에 기존 설계 때보다 연장이 1.137km에서 1.61km로 늘어나게 됐다. 2015.4.9 <<청주시청 제공>> vodcast@yna.co.kr |
제2의 산성도로?…설계 바꿔도 불안한 월오~가덕 도로
경사도 완화, S자 선형 변경해 다음 달 공사 재개
5년간 73명 사상자 낸 산성도로 수준 경사여서 우려 목소리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시가 설계를 변경해 월오∼가덕 구간 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 도로는 옛 청주시와 청원군이 행정구역 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해 추진, 일명 '통합 도로'로 불린다.
9일 청주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월오동 산 49, 즉 선도산 미터재를 경계로 옛 시와 군이 따로 공사를 벌여 도로를 잇는 개념으로 출발했다.
월오동의 상당경찰서 인근부터 가덕면 한계리 충북도자치연수원까지 4.685km가 사업 구간이다.
이미 개설돼 있던 구간을 제외하고 옛 청주시는 월오동 334의 2에서 경계 지점인 산 정상까지 1.137km를, 옛 청원군은 이곳에서 산 아래 황청·한계리까지 0.868km를 더 닦으면 됐다.
공사는 청주와 청원 통합 확정 한 달 전인 2012년 5월 시작됐다.
공사는 그러나 급경사에 따른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2013년 10월 중단됐다.
경사도가 최고 14.8%에 달해 '죽음의 도로'나 '마의 도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013년 3월 김기동 청주시의원은 "아파트 지하 주차장 출구 경사도(17%)와 비슷하다. 위험천만한 도로 개설을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결국 통합시 출범을 전후해 이 도로 관련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진행됐다.
시는 옛 청주시 구간 경사도를 14.8%에서 9.87%로 완화하고, 과속 방지를 위해 'S'자로 선형도 바꿨다. 선형 변경으로 연장은 1.137km에서 1.61km로 늘어나게 됐다.
옛 청원군 구간의 경사도는 13.5%에서 10.9%로, 연장은 0.868km에서 0.909km로 조정됐다.
옛 청원군 구간은 이미 도시관리계획이 변경됐고, 옛 청주시 구간은 의회 의견 청취 단계에 와 있다.
시는 수정설계 관련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다음 달 공사를 재개, 내년 말 개통할 계획이다.
통합시가 출범했는데도 옛 청주시 구간은 도시계획도로여서 도로시설과가 담당 부서이고, 농어촌도로로 지정된 옛 청원군 구간은 지역개발과가 공사 책임을 지고 있다.
옛 청주시 구간의 공사비만 보면 선형 변경과 안전시설 설치 등으로 애초 87억원에서 151억원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사도 완화가 안전 논란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겠느냐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역시 산악 지대에 만들어진 산성도로(상당산성∼명암저수지)의 경사도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통합 도로'가 제2의 산성도로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경사가 비교적 심하고 급커브 구간이 많은 산성도로에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3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7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도로의 경사도는 9.8%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그러나 '통합 도로'는 왕복 4차로인 산성도로와 달리 왕복 2차로이고, 급커브가 있어도 속도를 낼 수 없는 구조인 데다 최고속도를 시속 40km로 제한할 예정이어서 안전시설만 충분히 갖추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미끄럼 방지 포장과 함께 중앙분리대·시선 유도 표지판·낙석 방지 시설·염소살포장치를 설치하는 등 안전 문제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통합 도로'라는 상징성을 고려, 예산이 많이 들더라도 터널을 뚫어 도로를 개설하는 것을 검토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애초 터널 공사도 검토했지만, 전체적으로 343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경제성과 교통량 문제로 산에 길을 닦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며 "안전사고 예방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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