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는 길목' 전락한 울산…"관광자원 보완 시급"

편집부 / 2015-04-08 15:43:23
울산항 찾은 해외 여객선 관광객 곧장 경주행…울산 관광은 30분
△ <<연합뉴스 DB>>

'경주가는 길목' 전락한 울산…"관광자원 보완 시급"

울산항 찾은 해외 여객선 관광객 곧장 경주행…울산 관광은 30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한해 수차례씩 외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울산항에 입항하는 여객선이 실상 울산의 관광산업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객들이 대개 경북 경주를 방문했다가 곧장 울산을 떠나는 일정의 방문이기 때문이다.

8일 울산지방해양수산청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를 출발한 4천200t급 크루즈선 '칼레도니안 스카이'가 9일 오전 8시께 울산항 6부두에 입항한다.

이 배는 호주, 영국, 일본, 뉴질랜드 국적 관광객 104명과 승무원 72명 등 총 176명을 태우고 울산을 찾는다.

관광객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관광버스 4대에 나눠타고 곧바로 경주로 향할 예정이다.

이들은 불국사와 천마총 등을 둘러보고 식사를 마친 뒤 오후 4시께 울산 태화강변 십리대밭을 방문한다.

그러나 일정표상 이들이 태화강변에 머무는 시간은 채 30분이 안 된다.

이후 울산항으로 이동해 배를 타고 오후 7시께 출항한다.

이 여객선은 다음 달까지 3차례 더 울산을 찾을 예정이지만, 관광 일정은 동일하게 진행된다.

울산해수청, 법무부, 울산세관, 울산해양경비안전서 등 울산항 관계기관들은 지난 7일 합동 회의를 개최하고, 짧은 방문 기간에 크루즈선의 안전한 입·출항과 관광객들의 신속한 수속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조차 "울산에 왔으면 울산을 관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이미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여객선 입항이 끊긴 지난해에도 이 여객선은 300여 명의 관광을 3차례 나눠 태우고 울산을 방문했으나, 관광 일정은 올해와 비슷했다.

부산·울산·경남 방문의 해인 2013년에는 외국적 여객선이 총 6번 울산을 찾아 방문객이 780여 명에 달했지만, 대부분 관광은 경주나 부산에서 이뤄졌다.

이는 한때 울주군 영남알프스나 옹기마을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가 관광객 호응이 적었던 이유도 있다.

크루즈선 이용객 대다수는 주로 은퇴 후 여행을 즐기는 고령자여서 걸어서 이동이 많은 관광지보다는 경주 유적지 등 우리나라의 역사성이나 정체성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를 선호하는 것이다.

여기에 여객선 체류기관이 당일이나 길어야 1박2일 정도로 짧다 보니 울산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울산은 대형 선박이나 외국적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고 경주와 가깝다는 이점을 지녔지만, 관광지로서는 별 매력이 없는 것이다.

현재로선 경주를 방문하기 위한 관문 정도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항만공사가 완료한 '울산항 크루즈 산업 전망과 부두개발에 관한 연구용역'을 보면 울산이 크루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중대형급 크루즈선이 이용할 수 있는 터미널 조성, 지역 관광자원 개발·보완, 산업관광 수요 유치, 박람회 개최 등의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객선 이용객의 선호와 울산의 관광자원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서 "관광객 특성에 맞는 연계 관광상품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