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 러' 전승기념행사 참석 싸고 미 대사에 '발끈(종합)

편집부 / 2015-04-06 15:56:51
행사 참석 비판 미 대사에 대통령관저 출입금지령…러'도 미국 비난

체코 대통령, 러' 전승기념행사 참석 싸고 미 대사에 '발끈(종합)

행사 참석 비판 미 대사에 대통령관저 출입금지령…러'도 미국 비난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다음 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행사 참석 문제를 놓고 밀로슈 제만 체코 대통령이 앤드루 샤피로 체코 주재 미국 대사에게 대통령 관저 출입금지령을 내렸다.

BBC방송은 5일 샤피로 대사가 제만 대통령의 2차 대전 전승 기념행사 참석 결정을 비난한 뒤 이러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보도했다.

체코 언론에 따르면 샤피로 대사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전승 기념행사장에 체코 대통령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체코에서 유일한 정치인으로 참석한다면 "어색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난달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만 대통령은 샤피로 대사의 비난 발언이 "도를 넘어선 것"이라면서 "앞으로 그에게는 대통령 관저의 문을 열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주재 체코 대사가 미국 대통령에게 어느 곳은 가고 어느 곳은 가지 말라고 충고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체코에 주재하는 어느 국가 대사이든 나의 외국 여행 계획에 대해 참견하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체코 대통령실 대변인은 샤피로 대사가 대통령 관저의 사교 모임에는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제만 대통령의 발언 수위 조절에 나섰다.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과 관련해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잇달아 밝히고 있으나 제만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 측 입장을 두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주재 외국 특파원들은 제만 대통령이 직설적 성격이어서 사회민주당이 이끄는 체코 정부와 자주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체코에서 대통령은 주로 상징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제만 대통령은 2013년 처음으로 직접 선출됐다.

러시아도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체코 주재 미국 대사의 히스테리를 볼 때 미국이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에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것에 민감해하는 것 같다. 미국은 (러시아) 고립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 여부가 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서방국 지도자들의 불참 발표는 계속되고 있다.

5일에는 스웨덴이 스테판 뢰벤 총리의 승전 기념식 불참 계획을 밝혔다. 총리 대변인은 이같은 결정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과 연관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가 행사에 대신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주요국 정상이 불참 의사를 표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2차 대전 당사자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5월 9일 붉은광장의 군사 퍼레이드에는 참석하지 않고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타협안을 택했다.

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은 러시아 측에 참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주 25개 국가 및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승전 기념행사 참석을 확인한 상태라며 최종 참석자 명단을 이달 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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