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내달 새끼 두꺼비 대이동…보호 그물망 설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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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산업폐기물 매립 예정지 자료 사진. |
오송 폐기물매립장 터 방치했더니 천혜의 습지 '변신'
충북 최대 두꺼비 서식지 부상…멸종 위기 금개구리도 확인
환경단체 "내달 새끼 두꺼비 대이동…보호 그물망 설치해야"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 오송제1생명과학단지 내 산업폐기물 매립 예정지는 이 지역 환경단체들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천혜의 습지'다.
이곳은 2007년 12월 옛 청원군이 매립장 조성을 위해 옛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사들인 곳이지만, 지금까지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다.
원래 논이 있었던 곳인데 개발로 주위에 둑이 높게 쌓이고 바닥에 물이 고이면서 점차 습지(연못)로 변했다.
작년에 멸종위기 야생 동물인 금개구리 50∼60마리가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고, 성체 두꺼비들도 다수 관찰됐다.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두꺼비친구들의 박완희 사무처장은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뒷산에서 200마리에 가까운 암컷 두꺼비들이 산란을 위해 습지에 내려왔다"며 "다음 달이면 습지에서 자란 새끼들이 산으로 다시 돌아가는 대이동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꺼비친구들은 성체 두꺼비 460마리가 살고 있는 충북 최대 두꺼비 서식지로 보고 있다.
이 단체는 최근 시에 "두꺼비들이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 농수로에 탈출로(생태 통로)를 만들고, 새끼 두꺼비 이동을 위해 농수로 위에 모기장 그물망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단체는 또 오송단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후 환경영향평가 때 두꺼비 등 양서류 정밀 생태조사도 요청했다.
청주시도 양서류 보호 요청에 긍정적이다.
청주시 환경정책과의 이내율 자연보전팀장은 "모기장 설치 등 할 수 있는 일은 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꺼비친구들은 이 매립장 예정지가 활용되지 않은 점 등에 주목, 장기적으로는 이 일대를 양서류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시에 건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처장은 "오송이 생명과 바이오를 대변하는 곳인 만큼 양서류와 연계해 이 일대를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공원으로 만들면 천혜의 관광지로도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송단지 산업폐기물 매립 예정지 규모는 2만6천727㎡이다.
옛 청원군은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매립장 운영 주체와 주민들이 외부 쓰레기 반입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자 직영 목적으로 오송단지 매립장 예정지를 사들였다.
그러나 오송단지 입주 업체들이 산업폐기물을 자체 처리하면서 매립장 조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이후에도 활용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산업폐기물 매립 예정지이지만, 폐기물 지도와 청소 시설 업무를 담당하는 자원정책과나 오송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창조도시담당관실이 아니라 업무 연관성이 거의 없는 하수시설과가 재산 관리 부서로 전산상에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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