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콜 전 총리에 "당신은 독일의 축복"…앙금 풀릴까

편집부 / 2015-04-02 19:36:33
85세 생일 맞은 콜에 축하 글 일간지에 기고
한때 '콜의 정치적 양녀'…1999년 결별 후 소원한 관계

메르켈, 콜 전 총리에 "당신은 독일의 축복"…앙금 풀릴까

85세 생일 맞은 콜에 축하 글 일간지에 기고

한때 '콜의 정치적 양녀'…1999년 결별 후 소원한 관계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당신은 독일의 축복이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로 85세 생일을 맞는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생일 축하 글을 매개로 이런 헌사를 바쳤다. 생일을 하루 앞둔 2일 독일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 빌트를 통해서다.

메르켈 총리는 이 글에서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이라는 독일 현대사의 두 성취는 콜 전 총리의 과업이기도 했다고 썼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 통합 속의 독일 통일'이라는 콜 전 총리의 비전을 적시하며 많은 독일인이 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적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콜 전 총리가 나치 집권과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잃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이해관계국들을 설득해 독일 통일을 이끈 것을 평가하고 나서 "오늘날 독일은 유럽연합(EU)의 존경받는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과거에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정치적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에 한때 콜의 정치적 양녀(養女)로도 불렸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1999년 12월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기고문에서 "콜 없이 걷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고, 이는 두 사람의 결별로 해석됐다.

그해 기독교민주당(CDU) 정치자금 추문으로 비틀거리던 이 정당의 당수 콜 전 총리는 당시 같은 당 사무총장이던 메르켈 총리의 이 기고문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두 사람의 신뢰에는 큰 금이 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콜 전 총리가 메르켈 총리에 대해 "(과거에) 심지어 포크와 나이프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세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언론계 출신의 콜 전 총리 회고록 작가 헤리베르트 슈반은 '유산-콜의 구술기록'이라는 책에서 콜 전 총리가 "메르켈은 (국가간) 정상 만찬 때 테이블 주변을 서성거려 내가 차분하게 굴라고 자주 말해줬어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이 언급은 투박한 옷차림과 머리모양 탓에 '촌닭' 소리도 듣던 정치 신참 메르켈의 촌스러움과 미숙함을 지적하는 촌평으로 받아들여졌다.

콜은 1982년 CDU 당수로서 총리에 오른 이후 독일이 통일되던 해인 1990년을 포함해 1998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했다. 그는 첫 통독 조각 때 동독 마지막 정부 부대변인 출신인 만 36세의 메르켈을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그녀를 정치적으로 전폭 후원했다.

한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빌트 기고에서 1990년 독일의 급격한 통일 과정에서 콜 전 총리는 주변의 반대에도 '유럽 통합 속의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독일 통일' 비전을 가지고 통독을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콜 전 총리를 40년 친구로 부르며 생일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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