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민통선 마을을 찾아…' 철원군서 복원 사업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1940년대 인구 3만 6천명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구 시가지는 현재 도시의 흔적이 온데간데없고 지뢰밭만 남았다.
철원군 김화읍 읍내리는 한양에서 금강산으로 통하는 지름길에 자리 잡은 마을로 과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 '화강송전(花江栢田)'에서 흔적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양구군 수입면은 군 내 7개 면 가운데 한때 주민이 가장 많은 곳이었지만 6·25 전쟁 후 대부분 북한에 편입되면서 잃어버린 고향이 됐다.
김창환 강원대 교수가 지난 2009년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현재의 비무장지대(DMZ) 일대에는 과거 소규모 마을 427곳이 분포했지만, 전쟁과 분단으로 소멸되고 기억에서도 사라지고 있다.
현재 '민통선 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은 전후 새로 생긴 마을이다.
정부는 북한의 선전촌에 대응해 1959년부터 1973년까지 민통선 마을을 100여 곳 조성했다.
민간인통제선이 북방으로 이동하고 남북한 체제경쟁이 약화함에 따라 점차 해제돼 지금은 경기도와 강원도에 각각 4곳과 16곳이 남았다.
민통선 마을은 전방에 인접해 민간인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개발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행정자치부는 자치단체와 함께 이들 민통선 마을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자원조사와 역량진단을 거쳐 마을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사라진 마을에 대해서는 인문학적 복원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2일 양구군과 철원구에서는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린다.
올해 조사 지역은 양구군 해안면 현리와 만대리,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와 동송읍 이길리 등 4곳이다.
사라진 마을을 복원하는 연구사업은 철원군 일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행자부는 이번 조사·연구사업으로 소외된 민통선 마을의 자원과 역량을 진단하고, 사라진 마을의 역사성을 회복해 비무장지대 인접 지역에 맞는 다양한 발전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행자부는 "주민과 전문가, 정부가 함께 마을 발전방안을 수립, 주민주도형 마을발전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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