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서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형제 추모한다

편집부 / 2015-04-01 11:30:02
이수현 의인 문화재단설립위, 아사카와 다쿠미 묘역서 합동 추모
△ 아사카와 다쿠미 <<이수현의인문화재단설립위원회 제공>>

서울 한복판서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형제 추모한다

이수현 의인 문화재단설립위, 아사카와 다쿠미 묘역서 합동 추모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우경화 행보로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민간 차원에서 의인의 '이타정신'을 통한 두 나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추모식이 예정돼 눈길을 끈다.

시민단체인 '이수현 의인 문화재단설립위원회'는 이달 2일 오후 3시 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묘지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 묘역에서 한일 합동으로 84주기 추모식을 연다고 1일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 2001년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JR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서 철길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고 뛰어들었다가 숨을 거둔 어학연수생 이수현(당시 26세)씨를 기리고자 관련 문화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올해 재단의 공식 출범을 추진하면서 이수현 씨의 이타정신을 기리며 한일 양국의 친선을 위해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줬던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를 추모하기로 했다.

설립위에 따르면 아사카와 다쿠미는 1914년 조선으로 건너와 일제 치하 총독부 임업연구소에서 일하며 조선에 대한 깊은 애정을 키웠다.



그는 조선 토양에 맞는 양묘법을 개발해 산림녹화에 힘썼으며, 조선인을 이해하려고 한글을 배우는가 하면 월급을 아껴가며 장학금을 주는 등 조선인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31년 급성 폐렴으로 사망하기 전 '조선식 장례로 조선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겨 망우리공원묘지에 묻혔다.

2012년에는 그의 공적을 기린 '백자의 사람: 조선의 흙이 되다'라는 영화가 개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추모식이 열리는 망우리공원묘지 아사카와 다쿠미 묘역은 작년 서울시의 지원으로 새로 정비됐다.

위원회는 추모식에서 그의 형인 아사카와 노리다카(淺川伯敎·1884∼1964)도 함께 기릴 예정이다.

동생과 함께 조선에 들어온 아사카와 노리다카는 인사동에서 조선백자를 발견하고 백자 내면에 담긴 백의민족 조선의 정신이 인류 공영의 평화적 사상임을 설파했다.

그는 전국 678곳 도기 가마터를 답사했으며, 일본 문화와 한국 도자기의 연관성을 밝히는 저서를 남기는 등의 활동을 펼쳐 '조선 도자기 귀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들 형제는 조선의 백자 등 도자기와 가구를 수집해 국립민속박물관의 기원이 된 '조선민족미술관'을 경복궁에 세워 한국 문화재를 보존하고 기리는 일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모식에는 아사카와 형제의 고향인 야마나시(山梨)현 호쿠토(北杜)시에서 10여 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설립위 위원장인 강지원 변호사는 "파고가 잘 날 없는 현해탄에 어떠한 이데올로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가교를 세우고자 이번 추모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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