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문화재단 이사회 사흘 앞…베일에 가린 이사 후보들

편집부 / 2015-03-31 14:59:27
충북도·재단 모두 신임 이사후보 공개 요구에 '손사래'
현 이사진 입김 작용 우려에 재단측 "충북도와 충분히 협의"
△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화백이 투병생활을 해 오다 2001년 숨을 거둔 충북 청 원군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 전경.

운보문화재단 이사회 사흘 앞…베일에 가린 이사 후보들

충북도·재단 모두 신임 이사후보 공개 요구에 '손사래'

현 이사진 입김 작용 우려에 재단측 "충북도와 충분히 협의"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운보문화재단 이사회 개최일이 내달 3일로 예정된 가운데 어떤 인사가 새 이사진에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 외지인인 재단 이사진 7명 가운데 4명의 임기가 이달 중순 끝나면서 4자리 중 2자리가 지역 인사로 채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운보문화재단을 지도·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사진 승인 조건이기도 하다.

31일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운보문화재단은 이사회를 앞두고 충북도와 신임 이사 후보를 신중하게 협의 중이다.

지역 인사를 이사진에 포함하는 것을 충북도와 협의하라는 문체부의 지시를 어길 경우 자칫 이사진 해체라는 최악의 사태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 후보로는 세계직지문화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나기정(78) 전 청주시장을 비롯, 3∼4명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벌써 하마평이 나돌고 있는데도 충북도나 운보문화재단은 유력 후보가 공개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다.

명단이 공개돼 자칫 '마녀 사냥'식의 신상 캐기가 이어진다면 이사회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충북도가 거론하는 신임 이사의 조건은 지역 사회에 대한 애정, 문화적 소양, 운보의 집 활성화 능력이다.

문제는 충북도와 재단이 협의하고 있는 지역 인사들의 자질을 문화계가 검증할 길이 전혀 없다는 데 있다.

더욱이 양측은 이사 후보를 협의 중이라고 밝히지만 사실은 이미 내정된 상태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지역 문화계의 한 인사는 "운보문화재단의 일부 이사들이 추천한 인사를 충북도가 그대로 수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내놨다.

이런 비판 속에 이사진 구성·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보문화재단 정관을 바꿔 충북도와 청주시 공무원들이 '당연직 이사'로 참여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파벌 싸움 등에 휘말리지 않고 공정한 운영을 통해 운보의 집을 조기 정상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물론 이런 제안이 수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운보문화재단이 충북도나 청주시의 출자·출연기관이 아닐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문체부에 등록된 재단법인의 이사로 참여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문체부가 운보문화재단의 지도·감독권을 충북도에 넘겨 주기 위한 첫 단추인 이사회 정상화가 베일에 가려 암암리에 추진되는 것은 충북도나 재단 모두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이에 대해 임수정 운보문화재단 이사는 "재단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충북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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