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내달 이란 방문…예멘 중재 주목
에르도안 "이란의 중동 지배 시도 용납 못 한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대통령이 예멘에서 철수하라고 경고한 이란을 예정대로 내달 첫 주에 방문하기로 해 예멘 사태를 중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터키 반관영 아나돌루 통신 등은 27일(현지시간) 대통령실 대변인을 인용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일정은 바뀌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브라힘 칼른 대변인은 "오히려 현재 중동 상황은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니파 국가인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란이 중동을 지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를 용납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런 시도는 터키와 사우디 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란은 이런 관점을 바꿔야 한다"며 "이란은 예멘에 있는 모든 군사력을 철수해야 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도 마찬가지로 영토적 통합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보도채널 프랑스24와 인터뷰에서도 이란이 이라크의 IS 격퇴전에 참여하는 것은 테러 척결이 아닌 이라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우디로부터 공격 계획을 미리 들었으며 터키도 군수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터키 외무부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주도한 아랍 국가들이 후티를 공격하자 이를 지지한다는 성명에서 이란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후티의 외국 지지자는 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해치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터키는 국제사회의 대(對) 이란 경제제재에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금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등 수니파 주요국 가운데 이란과 관계가 가장 밀접해 사우디의 후티 공격으로 악화한 '수니-시아 충돌'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예멘 사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두 정상이 예멘 위기와 이란 핵협상, 시리아 온건 반군을 대상으로 군사 훈련과 장비를 지원하는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 외국 테러리스트의 IS 가담을 방지한 노력화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 것 등에 감사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나뎃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걸프국가 주도의 이번 작전에 정보·군수 분야의 지원을 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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