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S 자중지란 노려 시리아서 심리전
가입 무모성 담은 전단 대대적 살포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IS 가입은 고기분쇄기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미국 국방부가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자중지란을 조장하려고 심리전에 나섰다고 USA투데이,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미 공군 F-15E 전투기를 통해 지난 16일 IS의 시리아 내 자칭 '수도'인 락까 상공에 IS 가입의 무모성 등을 포함한 전단 6만여 장을 뿌렸다. 전단은 전투기에 부착된 전단살포폭탄을 통해 살포됐다.
언론의 요청으로 공개한 전단에는 우선 IS 모병사무소 앞에 설치된 고기 분쇄기(meat grinder)에 IS 전투원들을 쑤셔 박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또 분쇄기 앞 벽에 걸린 모니터에는 지금까지 희생된 전투원 수와 곧 목숨을 잃을 사람의 번호를 나타내는 6001이 쓰여 있고, 이에 화들짝 놀란 가입 지원자가 번호표를 떨어뜨리는 장면도 묘사돼 있다.
미국이 시리아에서 준동하는 IS를 상대로 심리전에 착수한 것은 처음이다.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속 IS 전문가인 니콜라스 헤라스 연구원은 "전단 살포는 IS에 맞선 내부 봉기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또 전단 살포 등을 통한 심리전은 IS 격퇴를 위한 미군의 전략이 훨씬 더 부드러워지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선회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IS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심리전을 효과적으로 펼쳐왔지만,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은 지난해 8월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근거지에 대한 공습에만 의존해왔다.
미국 전쟁연구소(ISW)의 제니퍼 카페렐라 연구원은 지난해 IS에 가입하려고 락까에 몰려든 외국인 지원자들 사이에 발생한 문제를 미군이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터키 접경 코바니를 둘러싼 전투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IS 전투원 수백 명이 목숨을 잃자 외국인 지원자들 가운데 일부는 전투 명령을 거부했으며, 이에 IS 지휘부는 일부를 처형해 자중지란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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