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이란 막판 핵협상 속 예멘·이라크에 군사개입

편집부 / 2015-03-26 20:35:53

미국 대이란 막판 핵협상 속 예멘·이라크에 군사개입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리비아 주도로 26일(현지시간) 이뤄진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은 미국이 예멘 사태에 군사 개입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직접 병력을 동원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사우디와 사전협의했고 이에 지지를 표했다.

버나뎃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미국이 직접 예멘 작전에 참여하진 않았으나 사우디와 공동작전조직을 구성해 군사·정보 지원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시작된 후티의 세력확장에도 사실상 손을 쓰지 못했다.

후티를 진압하면 후티와 교전하는 미국의 '주적'인 테러조직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반사이익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애매한 지점에 놓인 미국은 대리자 격인 사우디를 통해 복잡하게 꼬인 예멘 사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 이날 미국은 그간 이라크군에만 맡겼던 티크리트 탈환작전에 직접 개입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투기를 동원, 티크리트의 사담 후세인 궁을 폭격했다. 티크리트 탈환작전은 2일 시작됐지만 '이슬람국가'(IS)의 완강한 저항과 민간인 피해 우려로 답보상태였다.

26일 중동에서 벌어진 이 두 사건은 스위스 로잔에서 같은 날 열린 미국과 이란의 막판 핵협상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예멘과 티크리트 작전 모두 이란이 공통분모이기 때문이다.

예멘 반군 후티의 배후로 이란이 지목됐고, 티크리트 작전엔 이란군이 지휘하는 시아파 민병대가 이라크군에 버금가는 규모로 합세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예멘과 이라크에서 미국이 동시에 군사개입 수위를 높인 것은 일단 이란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제스처로 풀이된다.

이런 미국의 움직임이 핵협상에서 실제 어떻게 화학작용을 할지는 미지수다.

후티의 급속한 세력확장과 티크리트 작전은 중동 내 이란의 영향력의 확대로 해석되면서 사우디 등 인근 수니파 왕정에서 미국의 '방관'에 대한 불만이 쌓여왔다.

이런 분위기는 이들 걸프지역 친미 국가가 핵협상에 반대하는 기류로 이어져 협상을 타결해 보려는 미 행정부를 압박하는 주 요인이 됐다.

따라서 미국이 핵협상을 앞두고 걸프지역 맹방의 역풍을 고려, 예멘과 티크리트에서 표면적으로 이란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인 게 아니냐는 해석도 할 수 있다.

게다가 걸프지역 맹방은 IS 격퇴 작전에도 적극 참여하는 터라 미국으로선 이들의 불만과 이란에 대한 적대감을 어느정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날 공습으로 예멘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 이란이 핵협상에서 유리해질 수도 있다.

폭력 사태를 멈추고 예멘 위기를 조기에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이란이 후티를 움직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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