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전횡' 우려 씻고 화합모드…이념적 변신도 과감
<첫돌 맞은 새정치연합…롤러코스터 끝 '안착중'>
김한길 안철수 콤비로 시작, 비대위 거쳐 문재인 체제로
친노 '전횡' 우려 씻고 화합모드…이념적 변신도 과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26일로 첫 돌을 맞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난 1년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극심한 부침으로 요약된다.
그 사이 당 대표만 세 번이나 바뀐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당의 간판이 안철수 의원에서 문재인 대표로 이동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옛 민주당과 안 의원의 독자 신당 추진세력이 전격적으로 통합을 결의하면서 출범한 새정치연합은 통합의 주역인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안 의원의 공동대표 체제로 출발했다.
그러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당내 반발로 철회하고,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김·안 공동대표는 취임 넉 달만에 중도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다.
바통을 이어받아 임시 당 대표격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게 된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영입 파동에 두 달도 못돼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놔야 했다.
이어 두 번째 구원투수로 등판한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은 계파 수장들로 비대위를 꾸려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등 무난하게 당을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특정 계파에 유리한 룰을 만든 게 아니냐는 비판도 피하지 못했다.
결국 당이 안정궤도로 접어든 것은 2·8 전당대회에서 문 대표가 당권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취임 직전까지만 해도 문 대표의 당선이 친노 대 비노의 계파갈등에 기름을 붓고 일각의 탈당 또는 분당 움직임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거침없는 통합과 중도 행보로 이런 염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공약대로 '탕평' 당직인사를 실천하고 4·29 재보선에서 전략공천 없이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해 갈등의 씨앗을 제거한 동시에 '유능한 경제·안보정당'을 표방해 중도·보수층으로의 지지기반을 확장, 당 안팎의 호평을 끌어냈다.
결과적으로 중도 성향의 안 전 대표에서 진보 성향의 문 대표로 당권이 넘어갔음에도 경제와 외교·안보를 중심으로 한 중도화 노선의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과거 민주당과는 다른 새정치연합만의 '색깔'이 확립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창당 직후 안 전 대표의 '우클릭'을 비판하며 지도부를 흔들었던 당내 강경파가 역설적으로 문 대표의 비슷한 행보에는 묵묵히 지지를 보낸 덕분이기도 하다.
여론분석기관 '오피니언 라이브'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안보를 강화하고 '종북'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당의 큰 기류로 자리잡았다는 게 안철수 전 대표와 문재인 현 대표 체제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며 "경제정당의 이미지를 획득하고자 노력한다는 게 새정치연합이 이전의 야당과 다른 점"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표가 천안함 사건 5주기와 겹쳤다는 점을 고려, 창당 1주년 행사를 김·안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 문 전 위원장 등 역대 지도부를 초청해 당직자 조회 형태로 단출하게 치르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문 대표는 대권 재수를 염두에 두고 경제정당의 콘텐츠를 채우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중도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4·29 재보선 결과와 내년 총선 공천 과정을 놓고 언제든 계파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