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독학 세르비아 여대생, 말하기 대회 우승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한국 가요가 좋아 무작정 한국어를 배웠는데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둬 정말 기쁩니다."
주세르비아 한국대사관과 베오그라드 대학이 공동으로 주최해 세르비아에서는 처음 열린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한 안드레아 스테키치 양은 25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소감을 말했다.
스테키치 양은 베오그라드 싱기두눔 대학교 3학년생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우연히 한국 그룹인 빅뱅을 본 후 무작정 한국어를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고 2012년부터 엑소를 좋아하면서 공부에 더 열을 올렸다.
지난해 여름에는 한국으로 건너가 연세어학당에서 5주간 자비로 어학연수를 받았다.
스테키치 양은 "처음에는 인터넷 영문 사이트를 통해 한국어와 한글을 배웠고, 문법 위주로 공부했다"면서 "한국어 문법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후에는 어휘력을 늘리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다른 참가자와 달리 원고를 읽지 않고 지난해 어학연수 때 경험과 한국에서 좋았던 점 등을 말했다. 스테키치 양은 "아마도 원고 없이 말한 게 우승한 비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짧은 한국 생활에서 인터넷 사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속도도 세르비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우승한 덕분에 한국 초청 프로그램에 참여, 다시 한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그는 학업을 마치면 한국에 건너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분야에서 취업하길 바라며, 한국 청년과 사귀는 등 인연이 더 닿는다면 한국에 정착해 살고 싶다고도 말했다.
베오그라드 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베오그라드대 언어학과 한국어 과정 수강생을 포함해 약 30명이 참여해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겨뤘다고 주세르비아 한국대사관은 전했다.
세르비아에는 한류 바람이 불어 한류 동호회 회원이 약 1천명에 이른다고 한국대사관은 덧붙였다.
<스테키치 양과 이도훈 주세르비아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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