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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
푸틴, 2018년 대선 불출마 가능성 시사
국제기능올림픽 위원장과 면담서…장기집권 비판 여론은 줄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사이먼 바틀리 국제기능올림픽 조직위원회(WSI) 위원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푸틴은 2019년 러시아 중부도시 카잔에서 개최될 수 있는 기능올림픽에 국가 정상이 직접 참석해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러시아에선 2018년에 대선이 있다"며 "이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기꺼이 올림픽에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카잔은 직업 기능을 겨루는 국제 대회인 기능올림픽을 2019년에 개최하겠다는 신청을 해 둔 상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현지에선 3년 뒤에 있을 대선 결과에 대한 원칙적 견해를 밝힌 것이란 평가와 함께 푸틴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현재 70~80%대의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푸틴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그의 당선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3기 임기를 끝으로 후계자를 지명하고 권좌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현지 유력 일간 '베도모스티'는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18년 대선에서 푸틴이 아닌 다른 후보를 보길 원한다는 유권자가 지난 2013년 12월의 47%에서 25%로 줄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강경 대응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푸틴의 인기가 크게 치솟은 데 따른 변화다.
신문은 또 41%의 러시아인이 한 지도자의 장기집권이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게 해 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18% 만이 장기집권이 전횡과 부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2013년 12월 조사에선 같은 식으로 생각하는 러시아인의 비율이 각각 20%와 36%였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2018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을 받았으나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연말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선 관련 질문을 받고 "2018년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그 결과와 여론에 따라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원칙적으로 답했다.
그보다 한 달 전인 11월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선 "헌법에 따르면 내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있지만 그 가능성을 이용할지는 모르겠다"면서 "평생 국가 정상으로 일하고 싶진 않다"고 여운이 있는 답변을 했다.
푸틴은 지난해 초 내외신 인터뷰에서도 역시 대선에 대해 얘기하긴 이르다고 전제하면서 "정치인에게 가장 안 좋고 위험한 것은 권좌를 움켜잡고 그것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행정실(비서실) 제1부실장 뱌체슬라프 볼로딘이 현재 러시아 사회 분위기는 '푸틴이 있으면 러시아가 있고 푸틴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는 식이라고 칭송한 데 대해 "러시아는 내가 없어도 유지될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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