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들 '어엿한 아마추어 화가'로 키운 모정

편집부 / 2015-03-25 11:35:10
직장도 포기하며 양육…그림 재능 키워 군산서 첫 개인전
△ 발달장애 청년, 군산서 첫 개인 전시회 열어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자폐성 발달장애 2급인 이남기(20)씨가 오는 4월 3일부터 일주일간 군산 예술의전당 제2전시실에서 그림 전시회를 연다. 이씨는 수채화와 아크릴화 32점을 선보인다. 2015.3.25 sollenso@yna.co.kr

발달장애 아들 '어엿한 아마추어 화가'로 키운 모정

직장도 포기하며 양육…그림 재능 키워 군산서 첫 개인전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눈물로 지새운 힘든 세월이었지만 우리 아들이 사회성 있는 청년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그 마음뿐입니다."

한 자폐성 발달장애 2급 청년이 꾸준히 그림을 그려 첫 개인 전시회를 연다.

그 뒤에는 아들의 그림자로 살아온 어머니의 사랑이 숨겨져 있었다.

전북 군산시에 사는 최정숙(55)씨는 요즘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아픈 손가락이던 둘째 아들 이남기(20)씨가 첫 개인 전시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폐성 발달장애 2급인 이씨는 오는 4월 3일부터 일주일간 군산 예술의전당 제2전시실에서 그림 전시회를 연다. 이씨는 수채화와 아크릴화 32점을 선보인다.

그는 어렸을 때 간단한 의사소통은커녕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다섯 살 때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들은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를 지독히도 어려워했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아이였다.

이 무렵부터 엄마의 시간은 온통 아들의 것이었고 최씨 모자의 눈물겨운 '장정'은 시작됐다.

최씨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들을 다른 아이들처럼 키우겠다고 독하게 마음먹었다. 장애와의 싸움이자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의 투쟁이기도 했다.

아들이 뻔히 힘들어 할 것을 알면서도 초등고교를 일반학교로 진학시켰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놀리고 일부 교사들의 편견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최씨는 아들의 사회성 향상을 위해 비장애인들과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무사히 고교를 졸업한 이씨는 현재 군산 명화학교 전공과에 재학 중이며 방과 후에는 그림 작업과 피아노 공부를 하고 있다.

최씨는 "장애 때문에 다섯살이 되도록 말을 못했던 아들이 그림에 흥미를 느끼는 모습에서 '재능이 있구나' 직감했다"며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들 교육에 매진했지만 문득문득 지치는 등 현실상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공무원 남편의 빠듯한 월급에 자신까지 직장을 그만둬 '초긴장'과 '최대한의 알뜰'한 삶을 살고 있다는 최씨.

최씨는 "남기가 장애 판정을 받은 뒤부터 내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악착같이 살았다"며 "내 곁에 아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고 인내심으로 남기와 함께 꾸준히 한 걸음씩 걷다 보니 전시회라는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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