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U 단일통화 도입 서두르는 푸틴…실현은 '글쎄'

편집부 / 2015-03-24 16:50:12
전문가 "당장은 어려워, 소비시장 등 통합 우선"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014년 5월 29일 카자흐 수도 아스타나에서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창설 조약에 서명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DB)

EEU 단일통화 도입 서두르는 푸틴…실현은 '글쎄'

전문가 "당장은 어려워, 소비시장 등 통합 우선"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역 경제공동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단일통화 도입을 서두르는 가운데 현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다른 회원국들도 반대하고 있어 EEU의 단일통화 도입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일통화 도입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러시아의 유럽·국제종합연구소 고등 경제학 연구원 마르셀 사리코프는 23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소비시장 통합이 우선이고 그다음 노동, 금융시장이 차례로 합쳐져야 한다"며 지금 단일통화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말도 구하기 전에 마차부터 구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사리코프는 또 "러시아는 자유 환율제를 도입하고 자본 유동성을 보장하지만, 카자흐스탄은 기준 환율제를, 벨라루스는 자본을 통제하고 있다"며 각국의 금융체계가 확연히 달라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로만 안드레이예시체프 러시아 국가 경제 및 행정연구소 부교수는 "좋은 집을 지으려면 기초가 중요하다. 그런데 옛소련권(EEU)은 아직 자유무역도 정착되지 않았다"며 "정치인들이 뭐라고 말하든 경제 정책에는 많은 결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단일통화 도입을 둘러싼 회원국 간 입장 차도 크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1월 "상품, 자본, 노동시장 통합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일통화는 현안이 아니며 적어도 내가 재임하는 동안은 없을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앞서 단일통화 도입 소문이 돌자 "주권을 위협받으면 EEU에서 탈퇴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주권을 위협하는 어떤 국제단체에도 카자흐스탄은 가입하지 않을 것이며 주권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고 텡그리 뉴스 등이 전했다.

단일통화 조기도입에 대해 회원국들의 반발이 거센 이유는 '옛소련의 부활'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EEU 창설 뒤 단일통화를 도입하고 EEU를 단일국가 형태인 '유라시아연합'(EAU)으로 발전시키려 한다며 이를 옛소련 부활의 절차로 보고 있다.

회원국들도 EEU가 단순히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하면서도 혹시 모를 러시아의 야심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일 러시아 중앙은행과 정부에 EEU 내 단일통화 도입 타당성과 실현방안을 오는 9월 1일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푸틴은 20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EEU 정상회담에서 "서로 어깨를 맞대야 외부의 금융·경제 위협에 대응하고 공동의 시장을 보호하기가 더 쉽다"며 "이제 통화 동맹 창설을 얘기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서방 제재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루블화 가치절하, 자본유출 등 경제위기가 심각해진 데 따른 것이다. 푸틴은 현재 단일통화 조기도입으로 마련되는 거대 자본시장을 통해 자국 경제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맞선 옛소련권 경제공동체 EEU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3국이 지난해 5월 창설조약을 맺은데 이어 올해 1월 1일 본격 출범했다.

3국은 창설조약에 따라 우선 단일 소비 및 노동시장 구축에 나섰으며 유로화 같은 단일통화 도입 등의 금융통합은 2025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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