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갖고온 총알로 IS와 전투하는 시아파 민병대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이라크 제2의 도시 팔루자 탈환작전에 나선 시아파 민병대가 학생들이 갖고 온 총알로 전투를 치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천600명 규모의 안사르 알마르자에야 민병대를 이끌고 있는 사이드 하미드 알 야세르 사령관은 교사들의 요청으로 우루크 초등학교 학생들이 기부한 총알을 전투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어린 소녀들이 건낸 상자를 열 때마다 복잡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를 생각한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지만 연필에 더 익숙해야 할 고사리 같은 손들이 우리에게 탄약을 넘겨주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민병대는 이라크 시아파 최고 지도자격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의 명령에 따라 IS와의 전투를 위해 팔루자 동부 전선으로 몰려들었다.
작년 7월 민병대를 지휘하기 전까지 교사 겸 마을 지도자였던 하미드는 자신이 이끄는 민병대가 수니파의 가옥과 재산을 보호하고 IS 조직원들의 시신도 예를 갖춰 묻어주라는 명령을 알시스타니로부터 직접 받았다면서 "우리가 수니파를 학대하면 수니파 모두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로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훈련은 물론 제대로된 전투 장비도 갖추지 못한 시아파 민병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IS와의 전투에 임하고 있는 민병대원들이 방탄조끼도 착용하지 못해 2주전 IS의 자살 공격으로 하미드가 이끄는 민병대원 23명이 숨진데 이어 최근 하루에 저격병의 공격으로 4명이 숨졌다.
많은 민병대 사령관이 IS 격퇴전에 서방의 도움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하미드는 "우리는 다에시로부터 세계를 방어하고 있으며 우리의 종교 위원회는 연합군을 비롯한 친구들의 지원을 요청하는데 어떠한 장애물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타임스는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처럼 많은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에 맞서기 위해 결집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학생들이 기부한 총알로 전쟁을 치르는 것은 민병대의 난립에 따라 시아파 지도자들이 IS와의 전투에서 직면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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