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일 아마추어 골프대회 여는 최종태 회장

편집부 / 2015-03-22 08:00:00
재외동포 첫 대한골프협회 이사… "골프로 한일 관계 물꼬 트겠다"

<인터뷰> 한일 아마추어 골프대회 여는 최종태 회장

재외동포 첫 대한골프협회 이사… "골프로 한일 관계 물꼬 트겠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아무리 꼬였다고 해도 풀어야죠.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년,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한걸음을 내딛는 뜻깊은 2015년에 저는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열어 한국과 일본의 꽉 막힌 관계를 뚫어볼까 합니다."

지난 20일 대한골프협회(회장 허광수·KGA) 이사회에서 재외동포 출신으로는 단체 창립 역사상 최초로 이사에 선임된 재일동포 최종태(64) 야마젠그룹 회장의 소감이다.

부친이 운영하던 운수업을 물려받은 최 회장은 역경 속에서도 사업 수완을 발휘해 일본 고베(神戶), 오사카(大阪), 교토(京都) 등지에서 파친코업, 부동산업, 운수업, 경영컨설팅업 등을 하며 거상(巨商)이 됐다.

그리고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 부회장,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 세계한상대회 대회장 및 리딩 CEO 멤버를 역임했고 지금은 일반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재일한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화려한 기업 경영 및 단체 활동 이력을 쌓으며 그가 국내의 유명한 스포츠 단체 이사 자리에까지 오른 것은 남다른 '골프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골프계의 여왕이었던 고 구옥희, 고우순 등 여자 골퍼들과 김종덕, 최경주, 양용은, 허석호, 장익제, 박성준 등 남자 골퍼들은 그의 후원 덕에 정상급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 게 중론이다.

그는 "한국인이 일본의 명문 골프장 하나 정도는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평소 신념을 2년 전 이뤘다. 일본 혼슈(本州) 연안에 있는 돗토리(鳥取)현 요나고(米子)시 인근의 다이센(大山) 골프클럽을 이토추(伊藤忠)상사로부터 인수했다. 이 골프장을 사들이기 위해 3년 동안 일본 기업들과 경쟁했지만 자존심 강한 소유주도 골프에 대한 그의 애착을 꺾을 수가 없었다.

37만 평의 정규 18홀을 갖춘 이 골프장은 일본 골프다이제스트가 발표한 순위에서 2천400여 개의 골프장 가운데 서드 30위 안에 들어 있는 명문이다.

이 골프장의 주인이 된 최 회장은 대한골프협회의 이사에 오르면서 국내 유명인 그룹에도 입성한 것이다.

이사회 참석차 방한한 최 회장은 21일 일본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협회에서 준 영광스러운 자리를 한일 관계를 풀어보는 데 활용할 생각"이라며 "오는 11월 중순(예정)에 한일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방한에 앞서 일본골프협회(JGA) 관계자를 만나 골프대회 개최 의사를 타진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고 그 뜻을 허광수 KGA 회장과 이사회에 전했다.

"날짜와 대회 진행 방식 등은 KGA와 JGA 사무국이 협의해 준비하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선수(각 남자 6명, 여자 4명)를 뽑아 대항전 형태로 경기를 치를 계획입니다. 대회는 다이센 골프클럽에서 열고요. 모든 후원도 제가 책임지고 할 겁니다. 한일 관계 발전과 희망을 찾는 일인데 제가 나서야죠."

최 회장은 이미 지난해 9월 다이센 골프클럽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색된 관계를 풀겠다면서 친선 골프대회를 열었다. 양국 선수 160명(프로 100명, 아마추어 60명)이 총상금 800만 엔(약 7천700만원)을 놓고 기량을 겨룬 '제1회 다이센컵 골프대회'다.

특히 김종덕·장익제·김경태 등 베테랑 선수가 최 회장의 뜻에 공감해 참가했고 일본 측에서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통산 7승을 거둔 미야세 히로후미, 2006년 프로로 전향한 이시가와 유키, 투어 2승(데상트 클래식, 요미우리 오픈)과 드라이빙 디스턴스 2년 연속 1위의 '도호쿠 야쿠라이 CUP 2010' 우승자인 디네시 찬드(피지) 등이 나섰다. 다이센컵 제2회 대회는 오는 8월 개최될 예정이다.

그는 침체한 한일 관계를 경제인들끼리 풀어보자고 부산과 돗토리현의 상공인들을 지난해 5월 다이센 골프클럽으로 초청해 교류·협력 행사를 열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조성제 회장을 비롯해 강병중 전 회장·송규정 고문·유재진 부회장, 사카이미나토(境港)시의 요네무라 이치조 시의회 의장·아다치 도이치로 상공회의소 명예회장·오쿠모리 기요시 부회장·마스다 도모미 관광협회 회장, 요나고시의 우에다 히로히사 상공회의소 부회장·마쓰모토 준지 전무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골프 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한일 양국의 친선·교류의 다리를 놓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할 때 양국 협회 이사들도 만나 친선 경기를 펼치고, 나아가 이사회도 열 생각입니다. 서로 왕래를 자주 하다 보면 이해가 깊어지고, 그러면 해묵은 감정도 녹는 것 아니겠습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매듭을 풀어나가다 보면 사이가 좋아질 겁니다. 얼어붙은 한일관계 개선에 미약하지만 협력하고 싶습니다. 그 하나로서 저는 골프를 통해서 그 희망을 찾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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