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 주주 "본점 아시아 이전 검토해야"< FT>
은행세 대폭 인상 영국정부에 반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주주들이 경영진에 런던에 있는 본점을 아시아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보수당 정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2016년 예산안에서 은행세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은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신문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주주들이 최근 이 은행 최고경영자(CEO)로 옮긴 전 JP모건 이사 출신의 빌 윈터스에게 본점 이전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으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은행 10대 주주 중 한 투자자는 "은행세 인상으로 본점 이전이 합리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본점 이전이 쉽지는 않지만 은행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이사회가 이 사안을 논의했지만 본점을 옮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20대 주주 중 한 투자자는 "은행측이 비용을 계산할 필요가 있지만 본점 이전은 점점 가능해 보이는 선택지"라며 홍콩이 싱가포르에 비해 나은 입지로 보이지만 이는 비용에 달린 문제로서 은행만이 비용을 계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3억6천600만달러를 은행세로 냈다. 세전 영업이익의 9%에 이른다.
하지만 보수당 정부가 은행세를 3분의 1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내놔 스탠다드차타드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은행세 부담이 영국 은행 전반에 걸쳐 미치지만, 런던 금융중심가에 영업장이 없어 국가의 예금보호제도 혜택을 입지 못하는 스탠다드차타드에는 특히 고통스럽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은행세는 은행의 전세계 부채의 일정 비율로 부과되는데 스탠다드차타드의 부채 대부분은 영국 이외에 있다.
보수당 정부가 제시한 은행세 인상 방안은 초박빙이 예상되는 오는 5월 총선에서 보수당이 재집권에 성공해야 실행 단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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