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도피 고관 자술서 '반부패 교재' 활용

편집부 / 2015-03-20 11:59:54
360억원 수뢰 전직 서기 "미국 도피생활 창살없는 감옥"

중국, 해외도피 고관 자술서 '반부패 교재' 활용

360억원 수뢰 전직 서기 "미국 도피생활 창살없는 감옥"



(선양=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비리를 저지르고 외국으로 달아나 장기간 도피생활 끝에 자수한 고위관료의 자술서를 당·정 간부들의 '반부패 교재'로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공산당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감찰부는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12월 자수한 랴오닝(遼寧)성 펑청(鳳城)시 공산당위원회 전 서기 왕궈창(王國强)의 미국 도피생활에 대한 자술서 전문을 공개했다.

왕 전 서기는 2012년 민간업체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2억 위안(360억 원)의 뇌물을 받아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달아났다.

왕 전 서기는 자술서에서 2년 8개월간의 미국 도피생활이 "창살 없는 감옥과 같았다"고 후회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정부의 추격을 피하려고 여권을 쓰지 못해 돈이 있어도 병원에 가지 못했고 교통수단도 버스밖에 이용하지 못했다"면서 "주거 역시 허름한 여관이나 변두리의 다세대 합숙주택을 전전해야 했다"고 술회했다.

왕 전 서기는 "언제 붙잡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먹는 것도 제일 싼 것을 사 먹고 옷 한 벌 사 입지 못했다"면서 "아내와 고혈압, 심장병, 녹내장 등 여러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병원은 고사하고 약국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장 괴로웠던 점은 붙잡히지 않기 위해 중국에 남아 있는 딸에게조차 근황을 전하지 못했던 점"이라며 "하루가 일년 같고 사는 게 죽느니만 못한 미국에서의 도피생활보다 차라리 감옥이 낫다"고 덧붙였다.

기율위는 왕 전 서기의 자술서에 대해 "당의 기율과 법률 제재를 피해 외국으로 도피하는 것이 당원간부들에게 '돌아올 수 없는 길'이라는 점을 일깨워주는 생생한 교재"라고 설명했다.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지난해 국제 사법기관들과 공조해 벌인 국외 도피범 검거작전 '여우사냥(獵狐) 2014'을 통해 전년보다 4.5배 늘어난 680명을 붙잡은 바 있다.

중국 공안기관은 지난해 국외로 70여 개의 검거팀을 파견해 69개 국가와 지역에서 도피범을 체포하거나 자수를 유도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