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노인병원 노사분규 일단락…정상화는 '안갯속'>
청주시 재수탁 공모 나서…최악에는 병원 폐쇄 가능성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청주시가 위탁·운영하는 청주노인전문병원 노사 갈등이 운영자의 수탁권 포기로 1년 만에 매듭지어졌지만 병원 정상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노사 갈등을 겪던 전(前) 운영자가 운영권을 반납한 데 이어 현(現) 운영자인 씨엔씨재활요양병원 한수환 원장도 19일 수탁 포기를 선언하면서 노사 갈등이 일종의 '화약고'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시가 재수탁 공모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런 사정 때문에 수탁자가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 병원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이 병원 노사 갈등은 지난해 3월 시작됐다.
노조 측은 체불임금 지급과 해고자 복직 및 간병사 정년 재논의, '24-24-9' 방식의 시간 3교대제로의 변경 등을 요구해왔다.
반면 사측은 체불임금은 법적으로 다투고, 정년은 취업규칙에 따르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근무체계는 현행 '10시간·14시간' 2교대제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노조와 맞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청주시에 한 병원장과의 위탁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파업 투쟁을 벌였고, 병원 운영에 불안감을 느낀 환자와 의료진들이 잇따라 떠나면서 병원이 파행 운영됐다.
청주시가 중재에 나서봤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노사 양측이 경쟁적으로 제기한 고소·고발이 수사기관에 쌓였다.
결국 병원은 지난해 6억4천800만원의 적자를 내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됐다. 직원 월급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한 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투쟁 등으로 청주노인병원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며 "병원을 운영할 능력도, 힘도 없어 수탁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병원 운영보다 노사 분규 탓에 수탁을 포기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운영 포기 선언을 했지만 내규에 따라 시가 새로운 운영자를 선정할 때까지 한 원장이 이 병원을 계속 맡게 된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한 원장이 스스로 병원 운영을 포기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150여명의 환자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는 조만간 이 병원 재수탁자 선정을 위한 공모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거액의 적자와 노사 갈등이라는 불씨를 떠안고 있는 청주노인병원을 선뜻 맡겠다는 후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이 병원을 운영했던 정산의료재단(효성병원)도 노사 분규 등의 이유로 2011년 운영권을 반납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시도 이러한 점을 우려, 두 차례에 걸쳐 재수탁 공모에 나선 뒤 응모자가 없다면 병원 폐쇄라는 최악의 선택도 고려중이다.
시는 이 병원이 폐쇄되더라도 청주권내 수요를 충족할 만한 병상수는 확보돼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씨엔씨재활요양병원은 2011년부터 올해 말까지 청주노인병원을 운영하기로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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