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러시아 공장 잇따라 폐쇄…GM도 가세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루블화 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러시아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공장 문을 닫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생산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자동차 조립 공장의 가동을 올해 중반부터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공장이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게 되면 1천여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
GM은 '쉐보레'를 위탁 생산해 온 GAZ와의 계약도 끝낼 계획이다.
대신 미국에서 생산한 '쉐보레'를 러시아에 수출하기로 했지만 수출 물량은 크게 줄이기로 했다.
GM은 아울러 '오펠'을 올해 말까지만 러시아에서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더는 팔지 않기로 했다.
GM의 이 같은 조치는 러시아의 경기 침체와 루블화 가치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에서의 작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0% 감소했으며, 올 1∼2월에는 감소폭이 더 커져 작년 동기보다 38%나 줄었다.
GM의 '쉐보레' 판매대수는 2월에 74% 줄었고, '오펠'은 86%나 추락했다.
판매가 크게 줄고 있는데도 자동차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로 들여오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피하려면 러시아 당국이 할당한 생산량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댄 암만 GM 사장은 "러시아의 현재 상황만 고려한 게 아니다. 러시아의 장기적인 전망도 우리가 투자할 때 고려하는 요건과 맞지 않다"며 공장 가동 중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 현지 공장의 문을 닫는 글로벌 기업이 GM만은 아니다.
이달 초 펩시코와 코카콜라 헬레닉 보틀링은 러시아에 있는 공장 한 곳씩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회사도 루블화 가치 하락과 불확실한 러시아 경기를 이유로 들었다.
1월에는 덴마크의 주류업체인 칼스버그가 러시아에서 2개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의 식품전문업체 다논의 러시아 법인도 경기가 더 악화하면 일부 유제품 생산공장의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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