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후 회동 여지 남겨…朴대통령·여야대표 정치력 시험대 올라
<포스트 3자회동 정국,연금개혁 1차 시험대될 듯>
4월 재보선, 연금개혁 등 민감현안에 영향미칠 '변수'
추후 회동 여지 남겨…朴대통령·여야대표 정치력 시험대 올라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17일 청와대 3자 회동은 '경제활성화'라는 대의에 원론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선 날카롭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예상시간을 훌쩍 넘겨 100여분동안 진행된 회동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으나 문 대표는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실패이자 총체적 위기로 규정하며 각을 세웠다.
회동 종료 후 여야대표는 2시간 가까이 청와대에 더 머물며 회동결과를 조율해 여야공동의 발표문을 내놓았다. 하지만, 발표문은 공무원연금개혁,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인식을 같이 했으나 각론에선 이견을 재확인했다.
◇현안따라 '신춘정국' 출렁일듯 = 3자 회동은 4월 신춘정국의 긴장도를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4월 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입법, 공무원연금개혁 등 4대 구조개혁 법안의 처리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3∼4월에 공공·노동시장개혁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3자 회동에서도 야당의 입법지원을 강력히 당부한 만큼 여의도 정치권을 겨냥한 입법 드라이브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공무원연금개혁 대타협기구의 활동이 이달 28일 종료되고 새누리당도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공무원연금개혁법안의 시한내 처리가 1차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연금개혁법안은 워낙 미묘한 사안이어서 4·29 국회의원 재보선의 영향권 속에 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야가 '표심'을 의식한다면 연금개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필수법안으로 누누이 강조해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이 노출될 경우 정국의 긴장도를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뜻을 같이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서로간에 뜻이 달랐다"고 밝혔고, 문 대표는 "일부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도 있었고, 많은 부분은 의견이 달랐다"고 말했다.
◇추가 회동여지 남겨…朴대통령·여야대표 정치력 시험대 올라 = 청와대 3자 회동은 각론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모양새였으나 추가 회동의 여지는 남겨놓았다.
여야 대표가 필요시 합의해 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하기로 했고, 박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기회를 만들겠다"고 답한 것이다.
이로써 신춘정국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 문 대표 3자의 정치력에 따라 '순항이냐, 경색이냐'를 결정하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3자가 일단 완충지대를 설정한 것은 서로의 필요성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으로선 올해가 집권 3년차 국정운영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지지율 40%대를 회복하며 국정의 동력을 다지는 박 대통령 입장에선 야당이 현안마다 반대하는 스탠스를 취할 경우 모처럼 잡은 국정성과 내기의 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대표는 이번 회동을 통해 경제를 이슈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시키면서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은듯 하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김 대표도 대권주자로 가는 길목에서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무게감과 존재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런 만남은 자주 있어야 되겠다는 필요성을 서로가 느꼈다"고 말했고, 문 대표는 "한술밭에 배부를 수는 없다. 대통령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의 생각을 알 수 있었고, 대통령도 제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것이 오늘의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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