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프랑스 이민자 폭동 빌미 경찰관 재판 개시

편집부 / 2015-03-16 23:34:20

2005년 프랑스 이민자 폭동 빌미 경찰관 재판 개시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2005년 프랑스 파리 북부 교외지역에서 발생한 이민자 폭동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경찰관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현지 일간지 르몽드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감전사한 10대 소년 2명을 돕지 않은 데 대해 경찰관에게 형사 책임이 있는지 가리는 재판이 16일(현지시간) 렌 법원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2005년 10월 27일 북아프리카 이민자 가정이 몰려 사는 파리 교외 클리시-수-부아에서 10대 소년 부나 트라오레(15)와 지에드 베나(17)가 변전소 담을 넘다가 감전사했다.

트라오레 등 동네 친구인 세 소년은 사고가 발생한 날 축구 경기 후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마침 경찰관 두 명이 순찰차를 타고 소년들 주위를 지나갔다.

세 소년은 경찰을 피해 무작정 뛰어 달아나다가 변전소 안으로 들어갔다. 세 소년 중 트라오레와 베나는 감전돼 숨졌고 나머지 한 명도 크게 다쳤다.

이후 소년들은 아무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경찰차를 보고는 무작정 도망쳤고 경찰도 아무런 이유 없이 소년들이 달아나자 추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렌 법원은 당시 소년들을 뒤쫓았던 세바스티앵 가유맹과 스테파니 클랭 두 경찰관이 소년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는지 판단하게 된다.

경찰관들은 유죄로 판결되면 최대 징역 5년에 벌금 7만5천 유로(약 9천만원)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하급법원에서는 이들 경찰관이 소년들을 돕지 않은 것에 잘못이 없다고 무죄 판결했으나 대법원은 2012년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소년들의 죽음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인종차별과 만성적인 실업 등 이민사회의 사회적 불만이 폭발했다.

당시 두 달가량 지속한 소요 사태로 300여 채의 건물과 1만여 대의 차량이 불탔으며 미성년자를 포함해 3천여 명이 체포됐다.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소요를 계기로 프랑스 정부는 이후 이민자가 모여 사는 대도시 교외 지역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수억 유로를 투입했으나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월 파리 연쇄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극단주의자 쿠아치 형제와 아메디 쿨리발리 역시 각각 알제리와 아프리카 이민자 후손으로 모두 파리 교외에서 살면서 급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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