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름다운 세상 위한 아름다운 디자인 할래요"

편집부 / 2015-03-12 13:01:16
아름다운가게 에코파티메아리팀 김태은 디자이너


<인터뷰> "아름다운 세상 위한 아름다운 디자인 할래요"

아름다운가게 에코파티메아리팀 김태은 디자이너



(다카<방글라데시>=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영국에서 유학까지 했는데 왜 돈 안 되는 '비주류' 일을 하느냐는 주위의 시선이 있지만 제 일에 한치의 의심도 없어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디자인을 하는 게 꿈입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의 뷰티풀웍스 공장에서 만난 아름다운가게 에코파티메아리팀 디자이너 김태은(33·여)씨는 이곳에서 일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김씨는 지난 2013년 발생한 다카의 의류공장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에코백 봉제기술을 가르쳤다. 에코백은 다음 달 한국과 방글라데시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씨는 2005년 세종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영국 UCA(University for the Creative Arts)에서 '지속가능한 제품디자인'(sustainable product design)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땄다.

이후 런던 디자인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각종 전시에 참가하고 런던 소재 박물관인 빅토리아 앤 알버트(V&A) 미술관에서 마케팅 어시스턴트로도 일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전도유망한 디자이너로서 이력을 차근히 밟아가던 김씨가 2009년 귀국해 둥지를 튼 곳은 아름다운가게의 에코파티메아리팀이었다. 이 팀은 기부받은 청바지 등 재활용품을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진 새 상품으로 디자인하는 작업을 한다.

김씨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대학시절부터 자연과 사람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기에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출시될 뷰티풀웍스의 에코백은 초기 디자인 작업부터 마무리 박음질까지 김씨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기술이 서툴고 소재나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에게 작업 지시를 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한땀 한땀 배우려는 의지로 충만한 이들이 습자지처럼 지식과 기술을 흡수하면서 날이 갈수록 실력이 늘었다고 김씨는 강조했다.

김씨는 "공장 붕괴사고라는 비참한 고통을 겪은 이들이 이를 극복하고 자활에 성공했다는 스토리도 매력적이지만, 에코백의 질 자체도 훌륭하기에 한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부했다.







김씨와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사고 피해자들이 만든 에코백은 '주트'라는 친환경 원단을 이용해 질기고 튼튼한 것이 장점이다. 질 좋은 원단을 하늘색, 꽃분홍색, 갈색 등으로 다양하게 염색했다.

김씨는 "재봉질 라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번 작업 지시를 다시 했더니 결국 손때가 꼬질꼬질 묻었지만 완벽한 샘플을 만들어와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며 "사고 피해자들이 고통을 딛고 만든 에코백이 한국에서도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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