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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한화 지성준의 훈련 장면.(연합뉴스DB) |
<프로야구시범경기>육성선수 지성준 "김성근 감독님 만나고 싶었습니다"
(대전=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포수 지성준(21)에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올해 시범경기는 '꿈의 무대'나 다름없다.
지난해 육선선수(옛 신고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주로 육성군(3군)에 머물렀기에 2군에서도 경기 출전 경력이 5차례밖에 없을 만큼 무명이었다.
그러나 올 스프링캠프를 거쳐 김성근(73) 감독의 눈에 띈 그는 7∼8일 시범경기에서 연달아 1군 무대에 출전하는 감격을 누렸다.
육성선수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세자릿수 등번호(117번)를 달고 경기에 나선 그는 두 차례나 도루 저지에 성공하는 등 예상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화 '무명 반란'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파로 SK와의 시범경기가 취소된 10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지성준은 "지금도 과연 내가 1군에서 경기하고 있는지, 여전히 와닿지가 않는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3군 시절이던 지난해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벌이고 의욕을 얻고자 대전을 찾아와 종종 1군 경기를 보곤 했다는 그는 "당시 '저기 같이 있고 싶다', '저기 서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참 (1군이)멀어 보였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지금도 와 닿지는 않지만, 플레이를 하고 들어와서 선배들이 반겨주실 때면 기분이 좋고 '여기가 1군 무대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군 선수가)되리라는 생각도 없었고, 시범경기라도 경기에 내보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니 나가라면 무조건 나가야죠"라고 다시 한번 환히 웃었다.
지성준에게 김성근 감독과의 만남은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육성군에서 고생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지성준은 "선수 생활이 잘 풀리지 않으면 고양 원더스에 입단해볼 생각도 했다"며 "김성근 감독님과 한번 야구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원더스는 해체되고 김 감독은 한화에 부임해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지성준을 집중 조련했다.
김 감독의 부임에 깜짝 놀랐다는 지성준은 "훈련이 정말 힘들긴 했다"며 "매일 꾸중을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은 최근 연일 지성준을 칭찬하며 팀의 안방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지성준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는 "당장 1군에 계속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면서 "시범경기이기에 경기에 나서고 있을 뿐이고, 이곳에서 경험을 쌓고 배워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초반의 활약에 대해서도 "그냥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웃었다.
지성준은 목표를 묻는 말에 "첫째로 1군에 붙어있으면 좋긴 하다"면서 "하지만 1군에 있지 못하더라도, 2군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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