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추가 하락…1.07달러대까지 밀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로화의 가파른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전날보다 1% 내린 1.0745달러를 나타냈다.
2003년 4월 이래 처음으로 1.08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2003년 초 유로화는 마지막 패러티(1유로=1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까지 전반적인 상승 추세를 그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개시에 따른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통화정책 간 차이 추이가 부각된 가운데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 개혁안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세하는 양상이다.
그리스와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 실무진은 11일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놓고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베노이트 쿠에레 ECB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금융위기가 정점에 있을 당시 채택됐던 엄격한 재정 규제들이 풀릴 위험에 처해 있는데 대해 ECB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적자 억제를 목표로 도입된 유로존의 대원칙들이 유로존의 양보를 요구하는 그리스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흔들릴 위험에 처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기준금리를 조만간 올리지 않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신뢰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리처드 피셔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달러화 강세를 자극했다.
총재직에서 물러나는 피셔는 "대중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미루는 결정을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이고, 금리 인상을 꺼린다는 신호로 해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지수는 0.7% 급등했다.
달러화 가치는 올 들어 6.5% 상승해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주요국 10개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