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80%가 반미…스탈린 시대 이래 최악"
(서울=연합뉴스) 류종권 기자= 러시아 국민의 80% 이상이 미국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 첸트르'가 발표했다.
반미 정서는 지난 1년 사이 2배나 증가했으며 레바다 첸트르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8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러시아인의 반미 감정이 옛 소련 스탈린 시대 이래 어느 때보다 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조치가 시작된 1년 전부터 러시아 언론이 반미 여론을 주도해 온 가운데 최근 보리스 넴초프 살인사건의 배후에 미국 CIA가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더욱 나빠진 상황이다.
관측통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대로 우크라니아에 치명적 무기를 보낼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 미국과 나토의 세르비아 폭격, 이라크 전쟁, 나토 팽창, 러시아-그루지아 충돌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반미 감정이 만만치 않았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에서 러시아 목소리를 대변해 온 언론인 블라디미르 포스너는 "수년간의 굴욕감을 계기로 러시아 국민이 과거에 찾아보기 어려웠던 반미 정서를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은 미국 사람들이 뻔뻔스럽게 들이대고 자신들만 특이하다며 타인을 안중에 두지 않는 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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