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에 아리랑비·옛길보존비 설치 추진
(문경=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문경시가 문경새재에 '아리랑 기념비'와 '옛길 보존 기념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문경시는 명승지역인 문경새재에 2개의 상징 기념비를 세워 역사·문화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시는 문경새재가 오래전부터 서울과 영남지방을 잇는 연결로로 이용돼 아리랑고개의 원조라 여기고 있다.
문경새재가 고갯길의 대명사로 알려지면서 각종 아리랑 가사에 등장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조선시대 말 경복궁 중건 때 전국에서 모인 일꾼이 문경아리랑을 부르면서 아리랑이 퍼졌다는 설을 내세우고 있다.
시는 1983년 문경새재 2관문 앞에 문경새재 아리랑 기념비를 세웠으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에 문경새재 입구에 아리랑비를 추가로 세워 이런 내용을 알리기로 했다.
이미 받침석을 포함해 높이 5.1m의 화강석으로 비석을 만든 상태다.
시는 문경새재의 길을 포장하지 않고 흙길 형태로 보존하는 점을 알리기 위한 기념비도 설치하기로 했다.
문경새재 길은 국토개발을 강조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길은 포장하지 말라'고 지시해 흙길로 남은 일화로 유명하다.
이 길은 현재까지 흙길이란 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관광객을 끌고 있다.
시는 이런 유래 등을 설명한 비석을 세움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널리 알리기로 했다.
아리랑비와 마찬가지로 이미 받침석을 포함해 높이 6.4m의 화강석으로 비석을 만들어 놓았다.
문경새재는 시설물을 옮기거나 설치할 경우 현상변경 허가를 거쳐야 하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이다.
이 때문에 2개의 비석을 세우려면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문경시는 최근 문화재청에 허가를 신청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회의를 열어 "기념비의 건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석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며 설치를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문경시는 위치를 옮겨 문화재위원을 설득하거나 현상변경 허가 절차가 필요 없는 문화재구역 바깥에 비석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방문객에게 옛길·아리랑과 문경새재의 관계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비석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