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타는' 동해안…겨울 강수량 예년 20∼30% 불과
영덕 역대 최소, 속초·강릉 2번째·5번째 적어…동해안 물부족·산불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 겨울 전국 강수량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동해안은 예년의 20∼30%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설이 쏟아졌던 서해안과 달리 동해안은 연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짐에 따라 올봄 물 부족이나 대형 산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겨울철(작년 12월∼올해 2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76.7㎜로, 평년 평균인 88.5㎜의 86.7% 수준이다.
전국 평균값은 평년과 비슷한 범위에 들었지만 지역별 편차가 컸다.
전국 45개 지점 가운데 지난 겨울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부안(160.5㎜)으로, 평년의 145.6% 수준이었다.
이어 목포(159.1㎜), 완도(158.9㎜) 순으로, 이들 지역 강수량은 평년의 152.1%, 138.5%에 달했다.
겨울 강수량이 많은 지역 대부분이 서해안 또는 남서해안 지역이었다.
반면 비 또는 눈이 적게 내렸던 곳은 동해안에 몰렸다.
강수량이 가장 적은 곳은 영덕(19.8㎜)으로 평년의 19.7%에 그쳤고, 속초는 40.9㎜, 강릉은 33.9㎜로 각각 평년의 31%, 23.2%에 불과했다.
특히 영덕의 강수량은 해당 지점의 관측이 시작된 1972년 이래 가장 적었다. 속초는 역대 2번째, 강릉은 역대 5번째로 적었다.
강수량 최대 지점인 서해안의 부안은 강수량이 최소인 동해안의 영덕보다 7.1배나 많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년 12월에 서고동저(西高東低)형의 기압배치가 자주 형성돼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서해안에 자주 눈이 내렸다"며 "1∼2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았고 북고남저(北高南低)형 기압배치도 형성되지 않아 동해안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북서쪽의 시베리아 고기압과 동쪽의 알류샨 저기압에 의한 서고동저형 기압배치를 보이는 우리나라 겨울에는 북서풍을 따라 차가운 공기가 서해를 지나면서 눈구름이 발달해 주로 서해안에 눈·비가 내린다.
추위가 누그러지는 1∼2월에는 기압 배치가 북고남저형으로 바뀌고, 찬 공기가 북동풍을 타고 동해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눈을 뿌리는데 올해는 이런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 위에 쌓인 눈이 없다 보니 벌써부터 산불 발생이 우려된다. 작은 불씨 하나라도 큰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불의 절반가량이 3∼4월에 집중해서 발생하고 이 시기 산불은 규모도 커 심각한 피해를 낳을 수 있다.
게다가 곧 다가올 영농철에 식수뿐만 아니라 농수 등 물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기상청은 올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동해안 지역의 가뭄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3·5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4월에는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동해안은 겨울 강수량이 워낙 적어 봄철에 비가 온다 하더라도 해갈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픽 설명: 강수량 평년비(%) 및 전국 45개 지점 강수량(㎜) 일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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