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수파, 로하니 대통령 입지 약화 시도
FT "보수파, 핵협상 타결시 로하니 지지도 상승 우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이란과 서방 간 핵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란 내 보수파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핵협상이 타결되고 서방의 제재가 풀리면 로하니와 온건파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보수파가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로하니가 이끄는 온건파들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하메네이가 핵협상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로하니가 이끄는 온건파의 역할이 크다.
신문은 보수파의 이런 움직임에 따라 사법부가 이란 언론들에 개혁 성향의 모함마드 카타미 전 대통령의 사진을 싣거나 기사를 보도하는 것을 억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법부는 부정혐의로 재판을 받는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아들 메디 하셰미에 대해 유죄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전직 대통령은 2013년 대선에서 로하니 후보를 지지했다.
이외 보수파는 가수의 콘서트와 여성의 오케스트라 연주 공연을 금지했는데 이들 조치 역시 로하니 대통령을 약화시키려는 일련의 조치로 보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또한, 강경 보수파로 하메네이에 대한 불충으로 권력에서 밀려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최근 터키를 공식 방문한 것 역시 권력은 여전히 보수파가 쥐고 있고 로하니는 이를 막을 능력이 없음을 상기시키려는 시도 중 하나로 풀이했다.
하메네이는 핵정책에 관해 로하니에게 재량권을 줬지만 동시에 보수파에는 국내 정치에 관한 강력한 통제권을 허용함으로써 이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개혁 성향의 정치인 모하마드 사데그 자바디-헤사르는 "핵협상의 딜레마를 끝내면서 개혁파 진영에서 국민적 영웅이 출현해선 안 된다는 게 보수파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온건파와 개혁파가 큰 위기를 막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수파들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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