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은행들, 투자은행 부문 후퇴 가속화
FT "자본시장서 외국계 금융에 의존할 형편"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은행들의 투자은행 부문 후퇴가 가속화할 조짐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주 사업영역을 영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RBS는 사업부문별 축소 인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현지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은행 부문 인력을 현재 1만8천명에서 오는 2019년까지 최대 4천명으로 줄이는 목표를 세웠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감원은 주로 미국과 아시아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이들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미 RBS는 투자은행 부문의 위험자산을 3분의 2 줄였고, 영업을 하는 국가도 38개국에서 25개국으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25억~35억 파운드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FT는 추정했다.
바클레이스도 투자은행 부문 축소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앤터니 젠킨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투자은행 부문에 할당된 자본을 최적화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비용과 매출을 최적화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바클레이스의 핵심적인 이익 원천이었던 투자은행 부문은 실적 악화로 인해 다른 사업부문들이 거둔 양호한 실적을 잠식하는 처지다.
바클레이스는 금융감독당국의 요구와 회사채, 외환, 상품 시장 위축 등을 맞아 지난해 5월 투자은행 부문을 줄이는 비용절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바클레이스가 투자은행 부문을 분사하거나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오랫동안 나돌았으나 아직 가시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외환시장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와 관련, 최근 분기에 7억5천만 파운드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며 이와 관련한 총 충당금을 12억5천만 파운드로 늘렸다.
다만 증시분석가들은 바클레이스가 감독당국으로부터 영국과 미국의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 법인형태로 운영하라는 강요를 받는 RBS보다는 사정이 낫다고 보고 있다.
FT는 한때 영국 은행의 해외 투자은행 진출의 주력이었던 두 은행이 이처럼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하는 것은 두 은행이 맞고 있는 미래에 대한 의문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서 외국계 은행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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