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총리론' 역풍 일었던 충청 민심 다독이기 차원도
<文, 진보진영 야당대표로 유관순 추모각 첫 참배>(종합)
"집권땐 3·1절 행사 지역 순회개최"…중도층 강화행보 해석
'호남총리론' 역풍 일었던 충청 민심 다독이기 차원도
(천안=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일 제96주년 3·1절을 맞아 충남 천안의 유관순 열사 추모각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의장인 이동녕 선생 기념관을 잇따라 방문했다.
옛 민주당의 적통을 이어받은 이른바 '진보진영' 야당의 대표가 유관순 열사 추모각을 찾은 것은 처음으로, "애국은 진보와 보수를 초월하는 가치"라는 소신을 밝힌 문 대표가 '애국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양승조 사무총장, 박완주 원내대변인 등과 참배를 하면서 방명록에 '열사의 정신으로 독립과 통일!' 이라고 적었다.
특히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젊은 세대에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독립운동의 상징이 3·1운동이고 유관순 열사가 의거를 일으킨 곳이 이 곳 병천, 우리말로는 아우내 장터"라면서 "지금은 역사적 뜻은 다 잊혀지고 순대가 유명한 곳으로만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자랄 때는 초등학교 때부터 '유관순 누나'라고 하면서 공부하며 자랐는데, 지난해에는 몇몇 고등학교 교과서에 유관순 열사가 빠졌다"며 "역사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3·1절, 광복절 기념식은 굉장히 형식적"이라며 "천안독립기념관 등 상징적 장소를 찾아 기념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추모각 참배에 앞서 지역 원로 등 40여명과 오찬을 하면서도 "새정치연합이 집권을 하면 기념식을 중앙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순회하면서 열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정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은 중도층 강화 행보의 일환으로도 보고 있다.
보수 진영은 "유관순 열사가 교과서에서 빠진 것은 일부 진보세력이 '친일파가 과장해 만들어낸 영웅'으로 유관순 열사를 폄훼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표는 유관순 열사를 기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 이런 논란에 선을 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문 대표 측은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일정이었을 뿐, 유관순 열사를 둘러싼 이념논쟁까지 의식한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표의 이번 방문은 취임 후 두 번째 지역 방문으로, 그만큼 충청 민심을 의식한 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표는 앞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 지명에 "호남인사를 지명해야 한다"고 말해 일부 충청 주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이날 "충청은 전국 선거에 판도를 좌우하는 지역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충청의 민심을 듣고 이곳에서 사랑받기 위한 노력을 각별히 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오찬에서도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잡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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