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저귀·아이스팩·쿨매트 공통점은…기적의 고흡수 수지
LG화학, SAP부문 7년 만에 5배 성장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비커에 2g의 백색 가루와 물 200㎖를 붓고 1분 뒤 비커를 뒤집자 물이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엔 일회용 기저귀 비닐을 뜯고 펄프 속을 만지자 손가락에 가루가 묻어났다.
이 가루가 바로 SAP(Super Absorbant Polymer·고흡수성 수지)라는 물질인데 자체 무게의 500배까지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어 기저귀와 생리대, 아이스팩, 쿨매트 등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LG화학[051910]은 2008년 코오롱[002020] 김천공장 내 7만t 규모 SAP 생산설비를 인수하면서 SAP사업에 뛰어들어 여수공장에 1·2·3공장을 지었고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4공장을 증설 중이다.
지난달 27일 LG화학 여수공장을 직접 방문해보니 SAP 1∼3공장은 쉴새 없이 가동 중이고 바로 옆에서는 4공장 건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SAP는 아크릴산과 가성소다를 섞어 만든 반죽을 건조해 잘게 부순 뒤 특수코팅을 거쳐 백색 가루 상태로 만들어진다.
4층 높이 공장에 들어가니 약간의 화학약품 냄새가 나고 기계 돌아가는 소음이 들릴 뿐, 모든 공정이 파이프 안에서 이뤄져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SAP 완성품은 900㎏∼1t씩 대형 자루에 담겨 지게차를 통해 수출용 컨테이너에 옮겨졌고, 이 같은 과정은 모두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졌다.
기저귀와 위생용품에 쓰이는 만큼 벌레 같은 이물질이 들어갔다가는 큰일 나기에 해충방제업체 세스코와 손잡고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SAP 품질보증 실험실에서는 가압흡수능과 보수능을 두고 다양한 실험이 진행됐다.
가압흡수능은 아기가 누워있는 등 압력이 가해진 상태에서 물을 빨리 빨아들이는 능력, 보수능은 빨아들인 물을 새지 않게 하는 능력인데 구조적으로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높일 수는 없다.
실험실 관계자는 "보통 기저귀 1개에 SAP 10g이 들어가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는 아이의 옷맵시를 생각해 SAP 용량을 늘려 기저귀를 얇게 만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LG화학은 고객사가 주문하는 SAP 특성에 맞춰 제작·납품하며 엄마라면 누구나 아는 세계 1·2위 기저귀회사를 포함해 국내외 50여개 기저귀회사가 고정적으로 LG화학 제품을 쓰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6천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SAP 세계 시장 점유율 12%로 4위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8만t 규모의 4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생산 가능량은 총 36만t으로 SAP사업 진출 7년 만에 5배 성장을 달성하게 된다.
SAP 공장장 송희윤 수석 부장은 "생산제품의 9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며 "LG화학만의 기술력과 영업력 등이 한데 어우러져 짧은 기간에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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