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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터뷰> 박희권 주스페인 대사 "스페인국왕 내년 방한 추진"
"北, 스페인에 대사관 개설 후 관광홍보…성과는 없어"
(라스팔마스<스페인>=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박희권 주스페인 대사는 "펠리페 6세(47) 스페인 국왕의 내년 한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섬 주도인 라스팔마스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사는 "펠리페 국왕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양국이 논의하고 있다"면서 "정상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펠리페 6세는 아버지인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에 이어 작년 스페인 국왕에 즉위했다.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의 아프리카 호화 코끼리 사냥 여행과 누나인 크리스티나 공주의 탈세 혐의 등으로 왕실이 국민의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 중이다.
박 대사는 또 지난 2013년 스페인에 대사관을 개설한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스페인에서 관광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박 대사와의 문답 요약.
-- 펠리페 6세가 작년 국왕에 취임했는데 한국 방문 계획은
▲ 작년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국 정상의 교환 방문에 동의한 바 있다. 스페인 정부로서는 한국과 관계 중요성을 고려해 아시아국가로서는 첫 방문국으로 펠리페 국왕의 한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스페인의 지방선거와 총선 등의 정치일정 때문에 내년 초 방문이 실현되도록 양국 정부가 협의 중이다.
-- 한국과 스페인 양국 협력의 이점은
▲ 한국과 스페인은 모두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0위권 국가들이다. 양국은 협력 가능성이 아주 크지만, 경제 규모와 비교해 실제 경제 교류는 적은 편이다. 스페인은 역사, 문화, 언어적으로 중남미 국가들과 특수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은 이런 스페인과 협력해 중남미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기술은 있지만, 중남미 지역의 제도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정부 인사에 대한 네트워크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기술과 스페인의 지식과 네트워크가 결합해 중남미에 공동으로 진출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페인은 세계 건설 수주 1위 국가로 중남미 국가에서 건설 공사의 20% 이상을 따낼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
-- 스페인에서 한국의 인지도는 어떤가
▲ 스페인에서 한류가 약하다가 최근 K 팝과 한식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드리드 한국 문화원에서 운영 중인 한국어 강의 수강생도 매년 30%씩 증가하는 추세다. 스페인과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스페인어 사용권 국가로는 최초로 워킹 홀리데이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청소년들에게 스페인을 넘어 중남미 진출을 위한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 북한이 2013년 스페인에 대사관을 개설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 이후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목적에서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또 관광을 진흥하고 문화 교류를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기 위해 관광을 진흥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스페인 인터넷 여행사 데스티니아가 2013년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북한 여행상품을 출시했는데 반응은
▲ 베이징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 여행하는 4박5일 상품 가격이 1천500유로(약 185만원) 가량 된다. 일반 시민은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북한을 여행지로 불안하게 생각한다. 최근 미국 관광객이 북한에서 구금 구속됐다는 외신 보도 등을 접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강화됐다. 북한 여행 상품에 거의 반응이 없다고 보면 된다. 북한이 대사관까지 개설하면서 외화 획득을 위해 노력하지만, 관광분야 성과는 거의 없다.
-- 북한이 마드리드에 대사관을 개설한 후 북한과 스페인 관계 변화는
▲ 스페인은 유럽연합(EU) 중심국가로 우리나라의 우방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존중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스페인은 북한에 비핵화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스페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됐는데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을 맡고 있다. 유엔에서 인권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스페인의 북한 대사관은 자국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스페인과 양자 관계뿐 아니라 유엔 등 다자기구에서도 대북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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